2021년, 경남을 대표하는 국가거점국립대학교 ‘경상국립대학교’가 출범했다. 경상국립대학교는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통합해 탄생한 대학교로, 생명과학·항공기계시스템·나노신소재·화학 분야를 특성화하며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무엇보다 시대의 요구를 반영한 새로운 분야의 학과를 신설하고 지역사회와 활발하게 소통하는 등, ‘통합’을 넘어 ‘위대한’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끊임없이 구조개혁과 내부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경상국립대학교 초대 총장으로 임명되어 지속적인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권순기 총장이 있다. 과연 ‘경남’이라는 지역 너머, 세계로 도약할 경상국립대학교의 지향점은 무엇일까.
KTL TRUST 애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권순기입니다. 경상국립대학교는 경남을 대표하는 국가거점국립대학교*로서 경상남도 진주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본캠퍼스 기준). 경상국립대는 옛 경상대와 경남과학기술대가 통합하여 2021년 3월 출범했습니다. 경상국립대는 생명과학·항공기계시스템·나노신소재 및 화학 분야를 특성화하여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 공공 시험인증기관인 KTL과 함께 경상남도의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일컬어지는 항공·우주·기계 분야 등에서 매우 긴밀한 협업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KTL TRUST 웹진을 통하여 경남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과 그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대학이 협업·소통·상생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TRUST’라는 웹진의 이름이 무척 인상적인데요. 본 인터뷰를 기점으로, KTL과 경상국립대학교가 더욱더 탄탄한 신뢰를 쌓아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국가거점국립대학교 :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립대학교로서 전국의 광역시도에 있는 국립대학
- 서울대, 부산대, 강원대, 경상국립대, 경북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등
- KNU 10(Korea National University 10)이라고도 칭함
경상국립대학교는 외형적 규모로 보면 10개 국가거점국립대학 중 4위에 해당하고, 대학의 경쟁력으로 보면 특성화 분야 등은 전국 모든 고등교육기관과 견주어도 Top 3 안에 들어갑니다. 그 외의 영역에서도 경쟁력 향상을 위하여 모든 구성원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급변하는 미래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재정립하고, 통합대학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GNU Vision2030+’을 수립했습니다. 우리 대학의 경영 철학은 ‘미래를 개척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대학, 경상국립대학교’ 라는 새로운 비전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필요로 하는 미래인재를 양성하고, 산학연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창출된 가치를 지역과 국가, 나아가 세계와 공유하며 경남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비전 달성을 위해 교육 및 학생, 연구 및 산학협력, 지역연계, 대학경영 등 4개 영역의 발전방향을 마련하였습니다. 또한 경남을 대표하는 국가거점국립대학으로서 경남의 역사, 사상, 인물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경남학’을 정립하고자 합니다.
MOT 사업을 통해 경상국립대학교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원하는 경남 유일의 ‘기술경영학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술경영학과는 ‘4차 산업혁명과 언택트 시대에 디지털전환 기술을 통한 경남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해당 학과에는 주로 경남의 기업체와 공공기관에 재직하고 있는 분들이 재학 중입니다. 이들의 실무역량을 함양하고자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한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최고 수준의 전임교원과 실무경력 20~30년 이상의 겸임교수들을 초빙해 실무 중심의 차별화된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역 대학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매년 40명 이상의 대학원생을 모집하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술경영학과는 이례적으로 높은 입학 경쟁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지역 내 디지털 전환 및 기술사업화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과, 대학원 활성화를 통해 지역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성공모델이라고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어우러져 기술경영학과에서는 매년 다양한 성과가 창출되고 있습니다. 기술경영학과에 입학한 기업체들은 학내 교수님들과의 산학프로젝트를 통해 기업이 안고 있는 애로 사항을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 R&D 과제 수주, 정책 자금 조달과 같이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고 있죠. 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 소속 재학생들 역시 프로젝트를 통해 본인의 업무와 관련된 문제를 디지털 전환 관점, 혹은 기술경영관점에서 풀어나가고 있어요. 이러한 산학프로젝트가 기술경영학과의 근본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가 점차 높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술경영학과가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경남지역 항공우주산업 발전’과, ‘디지털전환 기술사업화를 위한 기술경영학과 교육모델의 브랜드화’가 과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향후 경남지역 혁신성장을 담당할 중심축으로서 기술경영학과의 성장을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경상국립대는 KTL과 함께 크게 4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째,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우주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미래우주교육센터 사업’(경상국립대 위성시스템핵심기술연구센터 진행)입니다. 경상국립대 및 참여기관(KTL, 부경대학교 등)과 함께 산학연의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성하여 위성개발 전주기를 경험한 실무형 인재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신뢰성 저비용 저궤도 위성군 위성체를 만들기 위해 3대 핵심기술(위성추력기 및 플룸* 상호작용, 우주환경 및 위성용 복합재, 군집 위성 운용 및 분산 제어)을 연구하고, 이러한 연구가 실제 응용 가능한 수준이 되도록 협력하고 있습니다. KTL 우주부품시험센터와 학기마다 우주 분야 현장실습교과인 ‘인공위성 설계·제작·시험평가’를 진행하며 이를 통해 산학연 소요 맞춤형 인재의 핵심 역량을 배양하고 있습니다.
둘째, 경남진주강소특구의 특화 분야인 항공우주부품·소재 분야 발전을 위한 국책과제(경남진주강소특구 혁신 네트워크 육성 사업)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상국립대 및 참여기관(KTL, 한국세라믹기술원 등)의 항공우주부품·소재산업 분야 연구역량을 바탕으로 연구소 기업을 육성하고, 기술사업화를 지원하는 진주시의 미래산업 전략입니다. 이는 공공연구기관의 R&D 역량을 기반으로 신기술 장즘 및 성과 학산, 사업화 촉진 등을 위해 조성됐으며혁신도시 R&D 융합지구와 정촌면 항공국가산단 기술사업화 지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19년에 특구로 지정된 이후 글로벌 항공우주 혁신클러스터로의 성장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셋째, KTL은 물론 진주시까지 포함해 관학연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초소형 위성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은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실무 중심의 위성체 개발 및 시험평가 전문인력 양성, 교육 목적의 2U**급 초소형위성 개발·발사·운용, 금속·폴리머 3D 프린터를 활용한 초소형위성용 부품 개발 및 우주실증입니다.
경상국립대 항공우주 및 소프트웨어공학부에서는 인력양성을 위해 참여 학생의 석사과정을 지도합니다. 또한 3D프린팅 경남센터에서는 금속, 폴리머 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한 초소형위성용 부품을 개발하고, 전시용 초소형 위성 구조체 6기를 폴리머 3D 프린팅으로 제작합니다. 지난해 12월 8일 개최된 사업성과보고회에서 이 같은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진주시, KTL, 경상국립대는 2019년 인증모델 및 발사모델 개발사업에 착수하여 2022년 8월 25일 초소형위성(JINJUSat-1) 인증모델을 공개했습니다. 2023년부터는 2U급 초소형위성 개발사업의 결과물을 활용해 6U급 크기의 초소형위성 개발을 후속사업으로 계획하여 착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경상국립대학교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저변을 확대하는 후속 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경상국립대학교와 KTL의 협력이 대한민국의 우주산업 발전을 견인해나가기를 바랍니다.
* 플룸 : 일부 지역에서 지표면의 균열에 의해 내부의 물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현상
** U = Unit, 1U = 10cm x 10cm x 10cm
지난 2021년 7월, 우리나라는 UNCTAD(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로부터 선진국 지위를 공인받았습니다. 국제무대에서 높아진 위상과 경제 성장을 통한 발전의 모범 사례임을 확인받은 것입니다. 하지만 국가발전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 ‘교육’의 경쟁력은 뒤쳐져 있습니다. 저는 특히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발전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고, 선진국 지위를 유지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있습니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12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고등교육 발전방안’ 3가지를 제안했습니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경쟁력은 세계 47위에 불과하며 우리나라의 대학, 특히 지방대학들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고등교육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신장시켜야 합니다. 그래야만 미래산업에 부합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습니다.
첫째, 1980년대에 머물러 있는 우리나라 대학교의 인력, 재정, 시설 및 기자재 등의 기준과 제도를 우리나라의 국격과 고등교육 목표에 부합하게 개선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제가 대학교수로 부임한 1987년 당시나 지금이나 교수의 법정 강의시수는 9시간 그대로입니다. 교수 1인당 학생 수 기준도 그대로입니다. 믿지 못하시겠지만 사범대학의 강의 시설이나 실험·실습 장비는 그들이 가르칠 장소인 중·고등학교보다 낙후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22년 국회에서 고등교육 재정을 획기적으로 확충하여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올해 고등교육 재정확충의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면 2023-2024년은 총선거와 맞물려 있으므로 또 상당한 시간을 허송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2022년 12월 14일 기준,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법안’은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되었지만 원래 안보다 많이 감소된 1.7조가 증액되었습니다. 고등교육 재정의 확충은 고등교육 경쟁력 제고의 시작입니다. 3년 한시 법안이지만 고등교육 확충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고등교육 경쟁력 제고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둘째, 지역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인구감소, 지역소멸과 지역대학 붕괴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국가거점국립대학들은 지역에서 모든 대학의 맏형 노력을 해야 합니다. 지역의 R&D 재정을 확대하고 지역 거점의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는 것이 서울대학교 10개 만들기의 현실적 대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립대학 무상 교육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고등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국립대, 특히 지방국립대학을 무상교육으로 전환하면 전국의 우수 인재를 국립대학으로 유인하는 효과를 거두게 될 것입니다. 지방국립대학 무상교육은 국립대학의 공공성과 책무성 확보, 인구감소 및 지역소멸 대책, 경제적 약자 계층의 신분상승 사다리 확보 등을 포함한 하나의 상징적인 제도가 될 것입니다.
충분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통해 고등교육 분야에서도 우리나라가 앞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경상국립대학교 역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지역선도연구센터(RLRC) 확대 운영, 지방기초과학연구원(RIBS)
설치 등 지역연구할당제 강력 시행
최근 KTL과 ‘기술사업화 전문인력 양성 및 경남형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까지 지난 10여 년 동안 지속해서 학술 연구 교류를 위한 협약을 이어나가며 지역인재 양성에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매우 뜻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남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가운데 경상국립대 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회사 중 하나인 KTL에 경상국립대 출신 직원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KTL이 지역 주도의 혁신 성장에 기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 같아요. 이러한 점에 대해 매우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지역 내 공공기관이 대학과 협력하여 지역인재를 양성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함께 발전하는 지역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KTL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합니다. 경상국립대도 혁신도시 공공기관, 특히 KTL의 인력 수요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경상국립대학의 2023년은 어느 해보다 중요합니다. 경상국립대는 2023년을 통합대학의 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지고 지자체 및 산업체와의 연계 협력을 강화하는 해가 되도록 모든 구성원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지역대학의 맏형으로서, 경남의 발전을 위해서도 힘껏 노력하겠습니다.
그의 일환으로, 지자체 및 산업체 연계·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이전하고 기술지주회사제도*를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또한, 고등교육의 발전을 위한 재정을 확충함으로써 고등교육 경쟁력 제고의 물꼬를 트기 위한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법안’**이 신설되면 지역 산업에 맞춘 대학 특성화를 강화하고 수요 맞춤형 평생교육을 더욱 활성화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이루어질 지역 정주인재 육성을 위한 지역인재투자협약사업 추진에도 저희 경상국립대가 앞장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진주라는 작은 도시에서 세계적인 명문대학이 탄생할 수 있도록, KTL TRUST 웹진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기술지주회사제도
- 대학 또는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특허 등의 기술을 출자하여 독자적인 신규회사의 설립, 외부기업과의 합작(조인트벤처) 설립, 기존기업의 지분인수 등의 형태로 자회사를 설립하여 사업화하기 위한 전문조직(주식회사)
**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법안
- 대학의 미래 인재양성 역량을 강화하고, 교육·연구, 운영 여건 개선 등을 지원하기 위하여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를 설치
- 고등교육 재정의 획기적 확충과 유치원, 초·중등학교와 고등교육에 이르는 인재양성 생애주기 전반의 투자 불균형 해소를 도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