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최 18년째를 맞는 ‘2021 국제 그린에너지엑스포’는 국내 최대, 아시아 3대, 전 세계 10대 신재생 에너지 전문 박람회다. 엑스포의 부대행사인 ‘탄소중립과 기업 대응’ 컨퍼런스에서 KTL RE100 인증지원팀 박상호 팀장이 ‘RE100 이행 지원과 기업의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국내외 RE100 인증 현황 및 국내 도입 활성화’, ‘탄소 국경세와 기업의 대응’등에 관한 이날 강의에는 대부분의 국내 대기업 뿐 아니라 러시아 대사관에서도 참석하여 RE100에 관한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박상호 팀장의 심도 있고 친절한 강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KTL, 국내 기업의 해외 규제 대응 지원
EU는 2019년 ‘그린딜’을 통해 2050년 탄소 중립 목표를 발표하며 자국보다 탄소 배출을 많이 하는 국가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 국경세의 도입을 예고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도 파리기후변화협정에 재가입하면서 탄소 국경세의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이러한 국제 흐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 7.1억톤(2017년 기준)으로 OECD 국가 중 5위를 차지하며 ‘RE100을 이행하기 어려운 국가 TOP100’에 포함되는 불명예를 차지했다(CDP Annual Report 2020). 다시 말해 전 세계적으로 저탄소, 친환경 경제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어 그린 무역 장벽화에 대한 우리나라의 선제적 대응이 권고되는 시기라는 것이다.
“RE100은 2014년 뉴욕에서 열린 기후 주간 행사에서 다국적 비영리단체인 ‘더 클라이밋 그룹’과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Carbon Disclosure Project)가 연합하여 출범한 캠페인입니다. RE100 캠페인은 참여기업이 사용하는 전기 100%를 태양광, 수력,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원에서 공급받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포춘 500’ 에 포함되는 영향력 있는 기업 또는 연간 0.1 TWh 이상을 사용하는 기업만 참여할 수 있으며 해당 기업은 2050년까지 100% RE100을 달성해야 합니다. 현재는 애플, 구글, BMW 등 300개 기업이 운영 중이고 점점 확대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RE100 참여 현황은 어느 정도일까. 우리나라는 제조 산업 기반의 수출 국가로 RE100과 같은 신규 에너지 규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RE100 캠페인 참여 기업들을 보면 국내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 반도체, 자동차 부품을 수입하여 완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많다. 이에 국내에서 첫 번째로 SK 그룹에서 6개사가 RE100 캠페인 참여를 선언했고 이후 LG, 한국수자원 공사 등이 공식적으로 참여를 선언했다. 국내 K-RE100 제도는 현재 RE100 이행 수단(녹색 요금제, 제3자 PPA, 자가발전, 지분 참여, REC 거래)에 대해 실증 사업을 하고 있고 운영 매뉴얼 등 제도 정비를 올해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제조기업 육성을 위해 저렴한 전기요금 체계를 갖고 있는데 RE100을 달성하려면 비싼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해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는 제조기업의 심각한 리스크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회비용에 충당하는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 현재 정부에서 탄소배출권과 연계하는 인센티브를 개발 중이며 KTL도 조달청과 협의하여 조달 가점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발적 캠페인이기에 어떠한 강제성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참여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권장하고 있기에 국내 기업들이 대응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2021년 1월 K-RE100 제도가 만들어졌고 인센티브도 제도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정부 지원 정책과 연계되기에 공공성을 갖는 제3자가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본 기관에서 RE100 인증 체계를 만들어 신뢰성을 확보하고 명확한 사후관리를 통해 공정한 에너지 시장을 유지하려 합니다. 또한 국내와 해외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인증 체계를 만들어 국내 기업들의 해외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는 사명감
짧게는 우리나라의 수출부터 멀리 보면 지구와 우리 자녀, 후손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제도지만 막상 제도를 만들고 정착시키는데 어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관련 업무를 하며 어려웠던 점은 없었을까.
“RE100의 취지와 목적에 모두 공감하지만 실제 적용에는 모두 현실성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하십니다. 예를 들면 RE100을 달성하려면 기존에 100원의 전기 요금을 내다가, 130원의 전기 요금을 내야 하기에 명확한 목적이 없으면 진행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국내 대기업들은 비용적인 측면보다 대외적인 활용성이 더욱 커 RE100 추진에 심각한 어려움이 없지만 중소기업들은 에너지 원가 상승에 비해 얻는 것이 뚜렷하지 않아 RE100 기반 마련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에 맞춘 인증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증을 준비하면서 기업에게 또 다른 부담과 제약을 주는 것으로 오해하는 이들을 많이 봤다는 박상호 팀장. 하지만 KTL 인증의 최종 목표는 기업들의 해외 에너지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지원 방안이며 국내 지원 정책의 공정한 기준이 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는 말을 전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지원 정책과 연계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약속 또한 잊지 않았다.
“공공기관에 근무하면서 산업 발전 그리고 국민을 위한 사업을 꼭 진행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RE100 인증 사업은 저희 센터 자체적으로 아이템을 발굴하여 사업화하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의 지시가 아닌, 스스로 추진하고 있기에 많은 분들의 응원과 참여 인원 스스로의 의지가 합쳐져 업무를 진행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센터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RE100 관련 국가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얻고 기관의 미래사업으로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부분에 굉장히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제 가족에게 제 일에 대해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감사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TV 광고 영상처럼 저와 저희 센터 직원들은 지금 지구를 지키는 슈퍼맨이 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가족에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인류 미래를 위한 일. 진지하게 소신을 피력하는 그의 모습에서 그와 그의 팀원들이 어떤 일보다 보람 있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이 오롯이 전달되었다. 박상호 팀장의 이런 자부심과 긍지가 더해져 RE100 인증 지원 기반 마련이 성공적으로 될 것을 확신하며 함께 응원해본다.
문의 RE100 인증지원팀 : 박상호 선임연구원
(055-791-3421, psh0226@ktl.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