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에게서 듣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국제표준’을 만들어가겠습니다” 국제표준화기구(ISO) 조성환 회장
국제표준화기구 글로벌스탠다드 가이드라인
정보 통신의 발달은 기존의 시간과 공간 개념을 바꾸고 있다. 즉 세계가 하나의 생활권 안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개인이나 기업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따라서 세계적인 기준과 통일성을 갖추는 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스탠다드를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국제표준’이다.
가장 대표적인 국제표준기관인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회장에 한국인 최초로 당선된 조성환 회장을 만나
표준의 중요성과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회장님, 안녕하세요. 먼저 <KTL TRUST>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최경일 전무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국제표준화기구 ISO 회장 조성환입니다. KTL TRUST를 통해 인사드리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ISO는 표준 수 기준 세계 최대의 표준화 기구로, 1946년 설립된 이래 171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표준은 요구 사항을 명시하고, 시험인증은 이러한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하며 글로벌 품질과 신뢰성을 확보함으로써, 표준의 사용에 있어 가장 가깝게 사용자의 편익과 맞닿아 있습니다.

여러분의 끊임없는 노력이 모여 우리나라의 글로벌 표준과 인증 기반을 다져올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표준과 관련한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리면서, 다양한 기회에 더 많은 분들을 만나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어느덧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표준화기구 회장 활동 임기의 1/4이 지났습니다. 그간의 활동사항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ISO는 1년에 3번 대면 이사회를 개최합니다. 회의와 회의 간에 여러 번의 비대면 회의도 있습니다만, 벌써 두 차례의 이사회를 지나고 나니 표준화 사회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과거 표준의 내용이 기술 시방서나 설명서가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환경과 지속가능경영 등 서비스 가이드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표준화 활동도 품질의 준수나 시험 요건에 국한되지 않고 기업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등 시대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느꼈습니다.

또한, 최근 기술의 발전 속도는 과거에 체감했던 속도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표준도 이에 맞추어 기술의 동반자로서 논의되어오고 있습니다. 표준의 역할이 과거에 안정성과 일관성 유지가 주된 목적이었다면, 현재는 혁신 촉진과 시장 적응력이 중요해졌습니다.
이를 반영하여 국제표준화기구에서도 더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표준 개발 체계를 축하기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ISO 회장 수임국이 되었다는 것의 의의는 무엇이며, 활동범위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등을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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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1963년 ISO에 가입한 이래, 60여년 만에 처음으로 ISO 회장 수임국이 되었습니다. 이는 ISO 회원국이 우리나라의 기술력과 표준화 역량을 인정하고 지지한다는 상징적인 의미에 더해, 표준정책의 중추에서 글로벌 표준화 이니셔티브에 참여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를 얻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기회가 우리나라의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심과 더불어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회장직 자체만으로는 국제표준활동의 경쟁 우위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또한, 표준 활동은 참여하는 각국 대표들, 전문가들의 노력이 모여 이루어집니다. ISO는 기술 표준화, 품질 관리, 환경 보호, 제품 안전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와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ISO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고, 우리나라는 이 기회를 토대로 국제표준화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해야할 것입니다.

대중과 표준으로 소통하는 ‘표준대사’로서 역할에 집중하겠다고도 하셨습니다. 우리나라의 표준 도약을 위해 어떤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표준대사’로서 표준의 중요성을 대중과 산업계에 알리기 위해, 몇 가지를 강조하고자 합니다.

첫째로, 표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표준 교육 체계에 대한 정비가 필요합니다.

둘째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합니다.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국제 표준으로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로, 국제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국가별/지역별 표준화기구와 소통하며 글로벌 표준화 기구와의 협력으로 우리나라의 기술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해야 합니다.

넷째로, 산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합니다. 기업들이 표준화 작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표준 준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나라의 표준 도약을 위해서는, 여기 KTL 김세종 원장님을 비롯해 ISO와 IEC의 이사로, 그리고 기술 전문가로 활동하고 계시는 여러분들과 정부, 산업계 등 우리나라 표준 사회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국가 차원에서 표준 활동을 고민하고, 산업 전선에서 기술을 선도하려는 움직임들이 더해진다면 우리나라가 글로벌 표준의 선도국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원과 협력이 중요하다는 말씀 같아요.

일반적으로 표준이라고 하면 공학적인 혹은 산업적인 부분만 생각하기 쉬운데, 표준이 포함하는 범위는 상당히 넓습니다. 산업뿐만이 아니고 모든 제품과 모든 서비스를 포함하거든요. 교육에 관한 것도 하나의 표준이 될 수 있고,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활동, ESG와 관련된 활동들도 표준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기술이 앞서나가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산업 발전 정책이나 R&D에 대한 투자 방향, 표준 정책이 일관성 있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국가 발전 정책을 세우고, 이를 실행할 R&D 방향을 설정하고, 거기서 표준으로 삼을 만한 그런 결과물들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국제무대에서 표준화가 되고, 기업 활동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회장님 공약 중 주요 진행사항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네, 물론입니다. 첫째로, AI 기술을 활용해 ISO 내부 운영에 혁신을 가져오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를 통해 표준을 활용하고자 하는 사람과 개발하고자 하는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AI 표준 도우미’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도우미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하며, 표준화 작업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입니다. AI 도우미를 통해 다양한 표준 중에서 사용자 질의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고, 복잡한 표준 개발 과정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에게는 올바른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세계표준포럼’의 실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포럼은 ISO, IEC, ITU 등 세계 3대 표준화기관이 합동으로 주최하며, 주요 기업 인물들이 참여해 표준이 국제적으로 기업 경영에 기여해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 미래 사회의 표준을 논의하고, 각국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외에 공약으로 제시했던 개도국 지원사업 확대, 교육 체계 개선, 글로벌위기대응 위원회 신설 체계 마련 등 공약 전반에 대한 실현을 위해 ISO 중앙사무국 및 우리 정부가 함께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여러 차례 강조드린 바와 같이, 표준은 단순히 기술 규격을 정하는 것을 넘어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고 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시험인증은 그 표준을 사용 하는 중요한 도구이자 사용자와 맞닿아 있는 채널입니다. KTL과 같은 시험인증기관들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거죠. 이 자리를 통해 여러분들의 노력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ISO 회장 활동을 계기로 표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한층 강화되고 관련 제도와 시스템이 정비되어 우리나라가 표준 강국으로 도약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입니다. 저의 임기 이후에도 적극적인 표준화 활동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분들이 지속 등장하길 응원합니다.
2024
Vol.45
July | Augu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