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시선

요약정보

사람을 연결하는 힘도, 기술을 믿게 하는 힘도 결국 ‘신뢰’
현장에서 만난 KTL의 경쟁력은 사람과 탄탄한 시스템
유순희 사외이사가 바라본 KTL의 오늘과 내일

  • 지역사회
  • 연결의힘
  • 신뢰

사람을 잇고, 신뢰를 키우다

KTL 사외이사 유순희 부산여성신문 회장

35년 넘게 현장을 누빈 언론인이자 지역사회의 여러 목소리를 연결해온 활동가. KTL 사외이사 유순희 회장의 이력에는 ‘사람’과 ‘함께’라는 두 단어가 반복된다. 여성과 가족, 복지와 인권 등 지역 곳곳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필요한 사람과 기관을 연결해 실제 변화를 만드는 일까지 자신의 몫으로 여겨왔다. 이제 KTL 사외이사로서 시험·인증 현장을 가까이 들여다보며 또 다른 ‘신뢰의 현장’을 만나고 있다.

KTL 사외이사 유순희 부산여성신문 회장
KTL 사외이사 유순희 부산여성신문 회장

듣고 쓰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언론인으로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며 가장 먼저 꺼낸 말은 ‘현장’이었다.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저마다의 압축된 삶을 간접 경험하는 과정에서 세상을 배웠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과 기업을 세상에 소개해 더 나은 환경으로 나아가는 데 힘을 보탠 순간들은 지금도 오래 남아 있다.

특히 여성 전문 매체를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대형 언론과 달리 존재 자체를 알리는 일부터 시작해야 했다. 신문만 발행해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여성의 정치 참여와 인권, 환경과 생태 문제를 다루는 토론과 캠페인, 연대 활동을 이어가며 매체가 지향하는 가치를 직접 행동으로 보여줬다.

각종 기관 및 단체 등에서 받은 감사패와 위촉패
각종 기관 및 단체 등에서 받은 감사패와 위촉패

“기사를 쓰고 읽히는 것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어요.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무엇이 필요한지 살피고, 지역사회와 연결해 실제 도움으로 이어지도록 했습니다. 기업을 취재할 때도 판로를 넓혀줄 방법이 없는지 찾아봤고요. 사람의 이야기를 알리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록에서 연결로, 연결에서 변화로 사람과 기업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 필요한 사람과 지역사회를 연결 실제 도움과 변화로 확장

기억에 남는 장면도 많다. 어려운 형편의 다자녀 가정을 연속 취재하며 집수리와 생필품, 생계비 후원을 연결했고, 평생 한복을 입어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가족에게는 한복과 가족사진 촬영을 선물했다. 말기 암 환우 돕기, 저소득층 집수리, 잊힌 지역 여성운동가 발굴, 성매매 피해 여성의 삶과 인권을 조명하는 일도 이어갔다. 기사 한 편이 누군가의 삶에 작은 변화라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이 언론의 또 다른 역할이라 여겼다.

KTL 사외이사 유순희 부산여성신문 회장

함께해야 더 멀리 갈 수 있다

오랜 활동을 관통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묻자 ‘공동체’를 꼽았다. 개인의 목소리 하나로는 움직이기 어려운 일도 여럿이 함께하면 힘을 얻는다. 그래서 늘 사람과 사람, 단체와 단체 사이를 잇는 일에 공을 들였다.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이 있잖아요. 혼자 내는 목소리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할 때 더 큰 힘이 생깁니다. 지역사회에서 무언가를 바꾸려면 결국 연대하고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1999년 여성신문을 창간할 때 내건 모토 역시 ‘여성이 변해야 세상이 바뀐다’였다. 이후 ‘하나되는 여성, 하면 되는 여성, 창조하는 여성’을 내걸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데 힘썼다. 여성 지방분권운동과 정치참여 확대, 인권 문제 등에서 지역의 여러 단체와 연대하며 목소리를 냈고, 여성계의 요구가 지역과 중앙의 정책으로 전달되는 창구가 되고자 했다.

‘함께’가 만든 연결의 힘

연대 서로 다른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힘
연결 사람과 사람, 단체와 단체를 잇기
확장 지역의 요구를 정책과 사회로 전달

지금까지 공익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힘도 거창하지 않다. 할 수 있는 일로 누군가를 도울 때 느끼는 기쁨이다.

“개인적인 일을 할 때보다 공공의 일을 할 때 더 신이 나더라고요. 옳다고 생각하면 유불리를 따지기보다 일단 행동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손해를 볼 때도 있지만, 제가 가진 역량을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보람이에요.”

그동안 만난 수많은 사람에게서 배운 것도 결국 비슷했다. 한 사람의 힘만으로 세상이 바뀌지는 않는다. 서로의 역할을 인정하고 필요한 곳에서 힘을 보탤 때 변화가 시작된다. ‘함께’라는 단어를 오래 붙들어온 이유다.

KTL 사외이사 유순희 부산여성신문 회장

신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만들어진다

KTL과의 인연은 사외이사를 맡으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험·인증기관이 있다는 사실은 언론인 시절 관련 기사를 취재하며 알고 있었지만, KTL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사람들이 현장을 지키고 있는지까지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사외이사가 된 뒤 연구 현장을 직접 둘러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랩투어를 하면서 놀랐어요. 연구원이라고 하면 깨끗한 연구실에서 일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쉬운데 실제 현장은 전혀 다르더라고요. 먼지를 뒤집어쓰기도 하고, 전파나 폭발 위험이 있는 환경에서 시험하기도 합니다. 한 치의 오차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얼마나 치밀하게 일해야 하는지도 알게 됐죠.”

그 경험을 통해 KTL의 경쟁력을 ‘사람과 시스템’에서 찾았다. 시험·인증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이 제품과 기술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공공성은 물론, 각자의 자리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연구원과 조직을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체계가 KTL을 지탱하고 있다고 봤다.

기술 너머, 신뢰를 만드는 힘

사람 전문성을 쌓아온 연구원과 구성원
시스템 조직을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체계
신뢰 안전·정직·정성으로 쌓는 공공의 가치

무엇보다 시험 현장의 안전을 강조했다. 고도의 전문성과 집중력이 필요한 업무일수록 연구원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장비와 시설의 안전뿐 아니라 조직 안의 갈등을 줄이고 심리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만드는 일까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안전을 중요하게 다루는 곳일수록 사람을 잘 돌봐야 합니다. 직원이 편안하게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내부의 갈등이나 불안도 세심하게 살펴야 해요. 결국 사람이 안정되어야 기술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공공기관이 신뢰를 얻는 데 필요한 가치로는 ‘정직과 정성’을 꼽았다. 뛰어난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술을 쓰는 사람과 사회를 생각하는 책임감이 바탕에 놓여야 오래 신뢰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KTL 역시 우주·항공과 AI, 반도체, 방산 등 새로운 산업으로 시험·인증 영역을 넓히는 동시에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험·인증은 결국 국민이 기술과 제품을 믿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키면서도 공공성과 사회적 책무를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더 많은 국민이 KTL의 역할을 알 수 있도록 먼저 다가가고 소통하는 노력도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필요한 곳을 연결하며, 함께 바꾸는 길을 걸어왔다. 그 시선으로 바라본 KTL의 미래 역시 사람에게 닿아 있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결국 신뢰를 만드는 것은 사람이다. 서로를 존중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할 때, 보이지 않던 신뢰도 단단해진다.

KTL 사외이사 유순희 부산여성신문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