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기술이 발전하면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까지 등장하기 시작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이제는 스크린을 나와 현실을 예고한다. 항공업체, 정보기술(IT)기업, 전통 자동차 제조기업까지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떠오른 플라잉카 개발에 뛰어들면서 항공 산업의 경쟁이 치열하다. 개인 비행자동차로 원하는 시간에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플라잉카의 시대를 맞이하며 세계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선보이는 플라잉카의 기술을 살펴보자.
누구나 한 번쯤 꽉 막힌 도로에 서 있을 때면 영화처럼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타고 펑 뚫린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공상과학영화의 단골 소재로 오래전부터 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해 왔다.
1980년대 개봉한 미국 SF 코미디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시리즈를 보면 타임머신 기능을 가진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메인으로 등장한다. 영화 속 인물들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타고 과거, 현재, 미래를 오가며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담아낸 영화로 지금은 과거가 된 2015년이 미래 배경으로 그려졌다. 영화 곳곳에는 지문인식 도어, 전자 안경, 디지털카메라, 다분할 멀티 디스플레이 등이 등장했고, 영화 속에서 보여준 2015년의 미래 모습에서 이미 우리 실생활에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을 볼 때면 영화가 현실이 되는 기술 발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등장하는 1997년 프랑스 영화 <제5원소>도 빼놓을 수 없다. 2259년 뉴욕의 모습을 그린 이 영화는 남자 주인공이 하늘을 나는 공중 택시를 운행하며, 공중에서 햄버거를 사 먹고, 주유도 하고, 고층 건물 사이사이를 날아다니는 미래의 일상을 묘사해 흥미를 더했다.
특히 ‘리루’라는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 택시 위로 뛰어내리면서 전개되는 장면에서 택시와 경찰차가 공중 추격전을 벌이는 모습은 미래 비행 자동차 운행에 일어날 법한 현실적인 모습을 연출해 환상을 채운다. 이후에도 2012년 <토탈리콜>, 2013년 <오블리비언> 등 수많은 SF 영화에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을 겸비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등장했다. 과연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그린 2015년 미래 기술처럼 스크린에서 나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지난 3월 7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개최한 제네바 국제모터쇼에서 자동차 회사가 아닌 세계 항공 제조업체 프랑스 에어버스가 폭스바겐그룹 자회사인 이탈디자인과 함께 플라잉카 ‘팝업 넥스트’를 공개하며, 자동차 영역이 하늘로 넓어지고 있음을 예고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일명 개인용 항공기 ‘PAV(Personal Air Vehicle)’는 20세기부터 미래 교통수단으로 항공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 세계 주요국은 일찍이 PAV 항공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국의 산업 발전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전 세계 PAV 시장이 오는 2030년에는 약 25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월 제네바 국제모터쇼에 등장한 다양한 PAV ‘플라잉카’를 보면 그 현실을 예측할 수 있다. 헬리콥터와 자동차를 결합한 방식의 네덜란드 회사 PAL-V의 플라잉카 ‘리버티’. 지상에서는 헬리콥터 날개가 접히고, 비행 중에는 날개가 펴지는 형식의 리버티는 도로 주행 모드일 때 약 160km/h의 최고 속도를 낼 수 있으며, 비행모드에서는 최대 180km/h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다.
리버티는 이미 홈페이지를 통해 전 세계 90대 한정 ‘파이어니어 에디션’(49만 9천 유로·6억6천만 원)과 일반 버전 ‘리버티 스포츠 에디션’(29만 9천 유로·3억 9천만 원)으로 사전 주문을 시작했고, 안전 인증을 통과하면 2019년에는 첫 제품이 구매자에게 전달 될 것이라고 밝히며 플라잉카의 상용화를 예고했다.
프랑스 항공제조 업체 에어버스에서 선보인 ‘팝업 넥스트’ 또한 미래 이동성을 제안한다. 3단으로 분리되어 승객이 타는 캡슐 부분이 전기차와 비행을 위한 무인기에 각각 결합해 지상과 공중을 이동하는 방식으로 제작하여 자율주행, 커넥티드, 전기화 기술로 플라잉카의 위엄을 보여주었다. 이뿐만 아니라 에어 버스는 최근 자율주행 택시 ‘바하나(Vahana)'의 첫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2020년부터 하늘을 나는 1인용 택시를 상용화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항공 기업 보잉(Boeing)은 저비용 항공사 제트블루, 스타트업 주넘(Zunum)등과 협업하여 오는 2022년 통근용 전기여객기 개발을 완료할 계획을 발표했다. 또 일본 토요타, 후지츠 등 15개 기업이 지원하는 플라잉 카 개발 연구단체 ‘카티베이터’도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전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세계적인 항공업체를 포함해 정보기술(IT)기업들과 전통 자동차 제조기업까지 미래 교통수단으로 각국 업체마다 플라잉카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는 왜 항공 산업에 주목하는 것일까?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행한 <산업부가 바라본 4차 산업혁명 코리아루트>를 살펴보면 항공 산업은 한 국가의 기술 수준과 산업 역량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산업으로 꼽는다.
발전용 가스터빈, 경량 고강도 복합재, 레이더, 시뮬레이션 설계기술부터 자동차의 내비게이션, 안전벨트, ABS브레이크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항공 산업에서 개발된 기술이 다른 산업으로 적용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기술과 제품의 개발 주기가 길고, 투자 회수기간이 20~30년 정도로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시장 진입에 성공하기만 하면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장점도 한몫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도 이어져 미래형 제조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대에 앞서 아직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가 상용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하는 산이 많다. 비행 자동차이니만큼 추락사고, 충돌사고 등 안전성 문제와 소음, 비용, 상공 교통체계 재정립 등 갖추어야할 체계가 앞으로의 과제가 되었다.
초기에는 사람 대신 물건을 싣는 택배용 드론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안전과 신뢰성이 검증되면 재난, 의료, 화재 시 탈출용 등의 용도로 이용하다가 점차 에어 택시로 확대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항공 기술의 발전은 1903년 라이트형제의 최초 동력 비행기 플라이어호를 시작으로 오늘날 드론과 개인 비행체,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모빌리티 4.0시대라 불리고 있는 지금, 항공 산업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