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4차 산업혁명과 인더스트리(Industry) 4.0에 따른 공장자동화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공장자동화는 복잡한 부품들이 서로 정밀하고 매끄럽게 연결되어야만 최대의 효율을 끌어낼 수 있는데, 그중에서 정밀기어는 부품들의 성능을 향상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영진웜은 오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이러한 국내 정밀기어 산업발전을 이끌고 있다. 국내 최고의 서보모터용 정밀 웜 감속기를 만드는 ㈜영진웜 오택춘 대표와 박수호 연구소장을 만나 그들의 도전에 대해 들어봤다.
㈜영진웜의 오택춘 대표는 정밀기어와 관련해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문가이자 발명가다. 그는 이미 오래전인 1988년, 회사를 창업한 뒤 국내 정밀기어 분야의 발전을 위해 한 우물만 파고 있는 뚝심 있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오랫동안 연구해온 분야는 바로 ‘정밀 웜 감속기(이하 웜 감속기)’다.
기계 안의 기계라고도 불리는 웜 감속기는 반도체 설비, 의료장비, 갠트리 로봇, TV 제조설비 등 초정밀 분야에 들어가는 첨단 기어다. 스크루 형태의 기어를 맞물려 동력을 전달하는 기계 부품으로, 모터의 회전력을 늦춰 기계를 정밀하게 제어하고 훼손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웜 감속기들은 정교한 가공이 필요하므로 그동안 독일, 스위스, 프랑스 등 유럽 일부 기업에서만 생산하고 판매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웜 가속기를 국산화하고자 특별히 지난 2009년부터 연구개발에 매진했습니다.”
웜 감속기 개발에 있어 핵심은 회전하면서 힘을 전달하는 감속기 기어 안쪽 곡면의 ‘황금비율’을 알아내는 것이다. 오 대표는 수백 번에 이르는 실험을 통해 유럽 제품 대비 30% 이상 동력전달 효율이 높으면서도 가격은 30% 가까이 저렴한 웜 감속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게 된다.
이어서 최근에는 산업용 로봇 전반에 걸쳐 빠른 택 타임과 정밀도를 요구하는 고객의 필요에 발맞춘 ‘듀얼리드 박스 5.2/1 감속기’와 ‘듀얼리드 박스 3.125/1 감속기’를 자체 기술로 개발해 선보였다.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박수호 연구소장은 외국 제품과의 경쟁에도 전혀 밀리지 않는 ㈜영진웜의 제품과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영진웜은 지난 30년 동안 정밀도 있는 웜 감속기들을 생산해왔습니다. 특히 듀얼리드 웜 감속기는 우리 회사가 보유한 국내 최고의 연구기술과 가공 공정기술을 활용해 세계적인 자동화 감속기 업체인 독일의 아틀란타사, 그리고 스위스의 규델사와 품질과 가격으로 경쟁할 정도로 경쟁력을 지녔습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영진웜은 서보용 정밀 웜 감속기, 산업용 듀얼리드 웜, 산업용 카벡스 웜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듀얼리드 웜과 카벡스 웜은 겐츄리 시스템, 로봇 주행장비, LCD 패널 반전기, 자동화 물류창고와 같은 보다 높은 정밀도와 빠른 출력속도를 요구하는 자동화 산업 시장의 요구에 맞추어 개발된 제품으로,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의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오택춘 대표는 다양한 제품의 기술개발과 인증에 있어 KTL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아시다시피 중소기업에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제품 개발부터 검증까지 큰 비용과 시간이 들기 마련이죠. 이러한 과정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KTL에서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앞서 KTL과 함께 75형 3.125:1 직교용 로봇 윔 감속기 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감사하게도 작년 11월부터는 제3기 K-STAR 육성 기업으로 선정되어 55형 및 63형 3.125:1 웜 감속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인 감속비 3.125:1의 웜 감속기가 개발된다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스마트 팩토리에 적용 가능한 모든 모델이 개발 완료되는 것이다. 박수호 연구소장은 제품 개발 당시 겪었던 문제점을 KTL의 도움을 통해 해결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K-STAR 육성기업이 되면 KTL에서 전담연구원(코디네이터)과 자문위원을 일대일로 매칭시켜줍니다. 먼저 코디네이터는 기술적인 측면을 중점적으로 지원하는데, 우리 회사가 보유하지 않은 정밀 측정 장비인 헥사곤 3차원 측정 장비 및 인장 시험기를 지원해줘서 품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또한, 신제품 인증(Nep)의 절차와 전반적인 과정에 대해 컨설팅해줬습니다. 자문위원은 중소기업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인 홍보와 마케팅 대한 조언을 해줍니다. 수출 관련 해외 시장 상황을 알려주고 최적의 바이어를 연결해주셨죠.”
이를 통해 ㈜영진웜은 중국의 관련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실제로 제품 수출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KTL은 K-STAR를 통해 단순히 기술지원과 자문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사업화와 판매까지 확실히 지원하는 것이다. K-STAR에 선정될 수 있던 원동력으로 박수호 연구소장은 기술력을 강조했다.
“K-STAR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혁신적인 기술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해외 진출 의지와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고 해요. 이번에 우리 기업이 선정될 수 있었던 것도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기술개발에 소홀히 하지 않았던 점을 높게 평가해주신 것 같습니다.”
㈜영진웜은 회사가 가진 기술력과 KTL의 지원을 바탕으로 개발에 성공한 3.125:1 웜 가속기를 일본과 중국에 수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일본과 중국에서 열리는 해외전시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또한, 회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특허로 등록한 고하중·고효율의 듀얼피치 카벡스 감속기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오택춘 대표는 웜 가속기 관련한 국내 최고의 기업으로서, 국내를 넘어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히든 챔피언이 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제4차 산업혁명, 그리고 스마트 팩토리가 보편화될수록 그의 포부는 단지 바람만이 아닌 뚜렷한 현실로 변해갈 것이다. KTL과 함께 끊임없는 연구개발, 그리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