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도 인증이 될까?
KTL 진주 본원에서 사이좋기로 소문이 난 문상헌 선임연구원과 강지훈 연구원이 그 시험대상이다.
선배와 후배, 멘토와 멘티로 남다른 우정을 과시하는 두 사람 사이를 측정해 보기 위해 찾아가 보았다.
두 사람은 합격 인증마크를 달 수 있을까?
2001년 1월에 입사한 문상헌 선임연구원은 어느덧 17년 차 선배로 후배들의 길잡이가 되어 주고 있다. 2016년 7월에 입사한 새내기 강지훈 연구원은 그런 선배의 길을 뒤따라 걷는다. 멘토와 멘티로 만나 함께 하는 두 사람은 센터 내에서도 사이좋기로 유명하다. 두 사람의 첫인상은 어땠을까?
“강지훈 연구원이 처음 출근하는 날 한여름에 정장을 입고 와서 땀을 뻘뻘 흘리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처음 봤을 때 외모도 편안하고, 저보다 키가 작아서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아무리 후배라도 첫인상에 따라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고, 편한 사람이 있는데 강 연구원은 호감이 가는 후배였죠.(웃음)”(문상헌 선임연구원)
짓궂은 농담으로 후배의 첫인상을 이야기하는 문상헌 선임연구원. 소문대로 두 사람은 허물없이 다정하다.
“솔직히 말하면 선배님의 첫인상은 조금 무서웠어요. 엄청 까칠할 것 같고, 말씀이 없으실 때는 진중하실 것 같고, 근데 일을 하면서 느낀 선배님은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와 장난도 치시고, 사적인 자리에서는 호탕하게 웃으며 거리감 없이 대해주시는 너무 좋은 분이세요.”(강지훈 연구원)
서로의 첫인상은 합격점인 듯하다. 무엇보다 강 연구원이 신입으로 입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회식 자리에서 첫 대면을 했다는 문 선임연구원은 사적인 자리에서부터 인연을 직감했다고 귀띔한다.
인증산업본부 전기부품평가센터는 가정용 전기기의 전기안전성 시험평가와 전자부품 시험평가를 수행한다. 국내 법정 전기용품시험(KC인증)으로 냉장고, 세탁기, 오디오, TV 등 생활 가전과 밀접한 백색가전이 시험 대상으로 꼽힌다. 전기기 사용 중 감전, 화재, 외상 등의 위험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전기용품안전기준 규격과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 관리법에 따라 안전성 인증을 하는 것이다.
또한, 유럽 CE마크 관련 안전시험은 물론 중남미, 일본, 중동, 러시아, 동남아, 남아공 등의 해외 안전 시험과 MOU가 체결된 기관을 위한 안전인증 획득 시험까지 해외 안전 시험을 진행한다.
“우리 센터에서는 전기 글러우 와이어 시험, 전열선 구부림 시험, 플러그 방전 시험, 온도 상승 시험 등 모든 전자부품에 맞는 규격으로 시험을 진행해요. 예를 들어 전원을 넣고 온도가 얼마나 올라가고 있는지 측정하고, 전기가 흘러나오는데 그 수치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시험하는 거죠. 플라스틱의 경우 화재가 났을 때 불꽃이 밖으로 나오면 안 되기 때문에 철저히 시험을 진행해요”(문상헌 선임연구원)
업무 이야기를 할 때 사뭇 진지해지는 문 선임연구원의 모습에서 17년의 세월이 묻어난다. 의료헬스본부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지정 의료기기 인허가 인증 시험을 시작으로 지금의 정보조명평가센터로 오기까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시험평가를 하고있기에 더욱 철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시험할 때만큼은 사소한 것 하나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으세요. 안된 부분은 확실하게 잡아주세요. 특히 규격을 보면 애매한 문구가 있어서 시험자가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그런 경우는 칠판에 일일이 설명까지 해주면서 조언해주세요. 특히 우리는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킬 목적으로 제정된 법령에 따라 인증을 수행하기 때문에 선배님은 항상 규격을 옆에 두고 일일이 확인하면서 시험하세요. 그런 모습은 늘 본받고 싶은 점입니다.”(강지훈 연구원)
강 연구원은 1년이 훌쩍 넘은 지금 관련 분야에 대해 해야 할 공부가 많다는 것을 실감한다.
“초반에는 시험 절차와 규격 제한을 배워야 해서 선배님이 시키는 일만 수동적으로 수행했어요. 그러다가 조금씩 혼자 규격에 적용해서 시험 측정을 하고 적합, 부적합을 판단하는 작업을 했죠. 그때 한 제품의 시험 측정을 하는데 일부분에서 부적합이라 판단되어 당당히 말씀드렸더니, 천천히 체크해 보시고는 부적합이 아니라고 하셨죠. 부품 하나가 있음으로 달라지는 것을 보여주시면서 여러 가지 상황을 차근차근 다시 한 번 설명해 주셨어요. 그때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느꼈죠(웃음)” (강지훈 연구원)
강 연구원은 여전히 실수하는 멘티이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꾸짖기보다는 하나하나 실수를 고쳐나갈 수 있게 설명해주는 멘토가 있어 든든하다.
“강 연구원은 지식 습득력이 매우 좋은 후배예요. 그런데 실무에서 간혹 생각지도 못한 실수를 하더라고요. 이를테면 컴퓨터용 전원 공급 장치라고 PC 전원을 공급하는 네모난 배터리가 있는데 그것을 반대로 하고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찾아온 거예요. 의외로 인간미가 있죠? (웃음) 초반에는 사소한 실수로 사람을 놀라게 했지만, 강 연구원은 가르쳐주면 이해도 빠르고, 손도 빠른 아주 똑똑한 후배입니다”(문상헌 선임연구원)
문상헌 선임연구원
KTL 인증산업본부 정보조명평가센터
강지훈 연구원
KTL 인증산업본부 정보조명평가센터
선배의 역할은 시험 담당자의 보조역할이라 생각한다는 문 선임연구원. 그래서 후배들이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농담도 하고, 회식도 하면서 친구 같은 선배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후배가 선배라고 부담스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먼저 후배들에게 다가가는 편이고요. 그래야 업무적인 부분에서도 편하게 물어볼 수 있으니까요. 실수해도 괜찮아요. 그만큼 경험이 쌓이고 배워나가는 거니까요. 사실 선배와 후배는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반자 같은 존재잖아요. 먼저 걸어온 길을 강 연구원이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앞에서 인도하고 힘들 때는 서로 격려하며 앞으로도 한결같이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선후배로 남았으면 좋겠어요.”(문상헌 선임연구원)
첫 직장으로 KTL에 들어와 문 선임연구원을 멘토로 만난 강 연구원은 그런 선배의 마음을 잘 알기에 너무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한다.
“감사드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서 무엇부터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입사한 지 일 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업무 교육뿐만 아니라 시험 인증을 할 때 가져야 할 마인드도 알려주시고, 인생 선배로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어요. 앞으로도 시험인증에 있어서 많은 부분 의지할 것 같고, 길잡이가 되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 또한 부지런히 따라 걸으며 훗날 후배에게 좋은 멘토가 되고 싶습니다.(웃음)”(강지훈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