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는 생물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건물, 기계, 하다못해 작은 못 조각 하나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낡고 쇠한다.
1964년 출범해 대한민국 제조산업의 중흥을 이끌었던 산업단지도 60여년의 세월을 지나오며 노후화를 겪고 있다.
시설의 낡음뿐만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산업구조로의 변화도 산단의 노후화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다.
이에 쇠퇴가 아닌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기 위해 산단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해답을 듣기 위해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을 만났다.
산업단지 발전의 중추, 한국산업단지공단
현재(2023년 6월 기준) 전국 1,283개의 산업단지에는 약 12만532개의 기업이 입주해 231만여 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전체 산업단지 지정면적은 1,434㎢에 이르며, 생산 621조원, 수출 2,055억원에 달한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자 국가 산업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은 전국 산업단지 중 82개 산업단지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관리 산단에는 34개 국가산업단지를 포함하고 있어 입주기업의 수는 전국 산업단지의 50.6%(60,983개사, 2023년 6월 기준)에 이릅니다.
관할 산단의 생산은 전국 산업단지 생산의 52.3%, 수출의 49.9%, 고용의 43.8%에 이르며, 관할 면적은 363㎢에 달합니다.”
산단공이 관리하는 산단의 수로만 본다면 전체 산단의 6.4%에 지나지 않지만 입주기업의 수는 전체 50%가 넘을 만큼 대규모 산단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 산단의 변화가 전체 산단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관리하는 단지의 규모가 큰 만큼 과감한 혁신이나 변화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단계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다만 대한민국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선도적 변화가 이뤄졌을 때 파급력 또한 커지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상훈 이사장의 말은 산단공이 산업단지 발전을 위해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임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산업단지가 관리기관에서 나아가 산업단지 진흥기관으로서 지속가능한 산단을 위한 로드맵을 구상하고 실천하는 까닭이다.
미래 산단을 위한 로드맵, 디지털전환&저탄소화
“우리 공단이 관할하고 있는 산업단지는 물론 지방의 산업단지는 20년 이상 노후화된 산단이 증가하면서 혁신역량 저하, 근로・정주여건 악화, 청년층 기피, 안전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디지털화는 더디고 高탄소배출공간으로 남아 있는 상황이기에 산업단지의 디지털 전환 및 저탄소화가 시급한 상태입니다.”
올해 6월 산단공의 수장으로 취임한 이상훈 이사장은 취임 후 전국 곳곳의 산업단지 현장을 찾아다녔다. 그 과정에서 느낀 것은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창출해야 될 산업단지가 ‘경쟁력 저하’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전환이 불가피하며, 그 출발점은 ‘산업단지 디지털 혁신’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취임 때부터 ‘이지털(이상훈의 Lee와 Digital의 gital의 합성어)’이라는 이름으로 산업단지 디지털 전환에 역점을 두었고, 스마트그린산단 촉진사업 주관기관으로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11월 ‘산업단지 디지털 전환 로드맵’을 발표하고, 단계별 전략을 실천 중에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 로드맵은 1단계 ‘기업 내’ 데이터 공유 체계 구축, 2단계 ‘기업 간’ 데이터 공유 생태계 조성, 3단계 ‘산업단지 간’ 데이터 공유 지능화 산업단지 구현으로 나누어져 있다. 1단계는 스마트팩토리로 대표되는 기업 내 유무선 네트워크 구축을 비롯해 ERP 등 소프트웨어, 공장 자동화 장비, 로봇, IoT 센서 등 각종 데이터가 연결되고 상호 운영되는 단계를 의미한다. 2단계는 공유 체계를 기업 외부로 확장해, 기업 간 유무선 네트워크를 고도화하고 FEMS(Factory Energy Management System)를 확대해 디지털 전환 여건을 조성하는 단계로, 지역적・물리적 공간의 연결이 아닌, 가치・밸류체인 별 연계가 가능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마지막 3단계는 산업단지 간에 데이터가 공유되도록 함으로써 전국 산단의 수요-공급 연계 협력이 용이해질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이다.
“기업 내부를 넘어 기업 간, 산단 간 데이터 공유가 이뤄진다는 것이 자칫 기업의 이익에 반하고 정보유출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비해 로드맵의 실현과 함께 정보의 공유 범위, 보안 등 구체적인 실행과제들도 구성해나갈 것입니다.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로드맵의 기본 목표가 연계와 협력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KTL과 같은 시험인증기관을 비롯해 입주기업, 통신・장비구축・소프트웨어 사업자 등의 협력과 참여가 중요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갖춘 미래 산단으로 가는 로드맵의 가치이자 비전임을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미래 산단 마스터플랜’
이상훈 이사장이 취임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강조하는 것은 “Factory’s DX(Digital Transformation), CN(Carbon Neutrality), S&H(Safety & Happiness) by KICOX and LEEgital”이다. 산업단지와 기업이 안고 있는 생산성 제고, 에너지효율 향상, 인력문제, 산업현장 안전, 작업환경 개선 등이 모두 디지털 전환을 통해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산단공 스스로의 혁신 또한 선행되어야 할 과제라고 말한다.
“2024년 기관의 핵심 기능(❶산단 디지털 전환, ❷저탄소・에너지 고효율화, ❸안전한 산단, ❹혁신주체로의 조직기능 전환) 중심의 지속 가능한 조직체계로 재편하였고, 지역본부 기능을 강화하여 산단 재도약전략의 대응체계를 갖추었습니다. 디지털 전환과 저탄소 전환에 동참하기 위한 ‘종이 없는 사무환경’ 실천 선언식을 갖고, ‘종이 없는 정례회의’와 ‘종이 없는 금요일’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물론 이 같은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임직원 스스로 혁신역량을 강화하고 의식을 변화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미래 산단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또 다른 문제는 청년들이 찾지 않는다는 점이다. 노후 산단은 도로나 전력 등의 기반시설이 취약하고 교통, 정주, 문화, 교육 등의 지원기능이 미흡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는 젊은 인력의 산단 유입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방 중심의 산단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산단공은 전국 13개 지역본부를 대상으로 경진대회를 실시했다.
“지난 12월 14일, 13개 지역본부가 경진대회 형식으로 ‘산업단지별 마스터플랜’을 실시했습니다. 각 지역본부가 생각하는 미래 산단의 모습들을 발표하는 자리로, 앞으로 지역이 주도하는 혁신성장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미래형 산업단지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국민이 바라는 미래 산단 10개 작품을 선정하였고, 제안된 산업단지 미래상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영해 나갈 계획입니다.”
산단은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이들의 발전이 대한민국 경제 성장으로 이어진다.산단공이 산업단지 입지 규제 완화 등 노후 산단의 경쟁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산단공이 그리는 미래 산단의 모습은 지역, 기업, 국가가 함께 협력하고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산단공은 지역의 혁신주체로서 지속가능한 조직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다.
KTL은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창원산업단지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 구축사업
■ 산단의 그린스마트화를 선도하기 위한 RE100 실증단지 조성(8개 수요기업) 및 에너지 신사업 생태계 구축으로 미래형 단지 기반 마련 (스마트그린산단 1호 사업)
사업기간 |
2020년 ~ 2023년 |
기대효과 |
그린뉴딜 개념을 산업단지에 우선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산단 기업의 대외 경쟁력 강화 및 우수사례 도출로 산단 내 주요 기업으로의 확산 도모 |
➊
고효율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구축
저탄소 고효율 신재생 그린에너지센터 구축 (연료전지, 태양광, ESS, V2G) 및 보존전압강하(CVR) 시스템 구축
경남 창원 그린에너지센터 개요
위치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화천리 914-5 동전 일반산업단지 내
규모 부지 5,537.1㎡ / 건축 572.6㎡ (2층)
내용 신재생 발전 설비 및 홍보관 구축
주요설비 연료전지 1.8MW, 태양광 0.2MW, ESS 3MWh, V2G, 수전해(SOFC) 등
➋
통합에너지 관리시스템 구축
그린 에너지 인프라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에너지관리시스템 구축 및 CPS 기반 최적 운영시스템 실증
➌
산단 입주기업 지원
에너지 컨설팅, RE100 컨설팅 및 희망 산단 수출기업에 직접 PPA 계약을 통한 재생에너지 공급으로 RE100 인증 지원
한국산업단지공단 홍보실 정초원 차장
chowonjung@kicox.or.kr
070-8895-7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