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st 人사이트 ‘반복’의 힘이
‘나’를 성장시킨다
김경필 머니트레이너(한국머니트레이닝 대표)
경제칼럼니스트 유튜버 돈쭐남
‘돈으로 혼쭐내는 남자’,
돈쭐남으로 우리의 소비패턴에 비수를 꽂는 사람. 스스로를 머니트레이너라 지칭하는 한국머니트레이닝의 김경필 대표를 만났다.
그는 우리가 바디프로필을 찍기 위해 온 몸의 체지방을 쥐어짜듯 소비를 줄이고,
근육을 키우듯 매월 반복적으로 저축한 경험을 키우는 힘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세상물정 모르고 뛰어든 세계

강의
강의
대학을 졸업하고, 삼성그룹에 취업했다. 10년을 근무하고, 퇴사를 결심했다. 그때 그의 목표는 ‘유명해지는 것’이었다. 직장생활 당시 교육팀에 있었던 경력과 재무설계전문회사에서 경제 카운슬러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2015년부터 매년 1권의 경제서적을 출간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유명세를 쌓아, 현재는 55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이자 각종 경제관련 방송에서 멘토로 활약하는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김경필 교수
“지금과 같은 시기였다면 확실한 미래도 없이 다니던 대기업을 퇴사하는 결정은 못했을 거예요. 나름 젊었고, 철이 없었죠. 무작정 할 수 있다는 믿음만 가지고 덜컥 프리랜서의 길로 뛰어들었어요. 2019년도를 제외하면 최근 10월에 출간한 <딱 1억만 모읍시다>까지 매년 책을 냈을 만큼 열심히 살았습니다. 방송에서 찾아줄 정도까지 인지도를 올리는데도 꽤 긴 시간이 걸렸어요.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중입니다.” 해마다 책을 쓰는 것만이 아니다. 9년 넘게 2030세대의 경제멘토로 수많은 강연을 다니고, 2주에 한 번씩 금융사 사보 등에 경제칼럼을 게재한다. 3년 전부터는 방송활동도 다양하게 펼치는 중이다. <국민 영수증>, <아침마당>, <동치미>,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구해줘! 홈즈> 등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비쳤다. “경제멘토로서 입지를 다지는 과정이 쉽지 않았어요. 내는 책마다 잘 된 편인데도 저를 알리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활동할 수밖에 없었죠. ‘정말 끝까지 해보자!’는 각오로 버티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멈추지 않고 했습니다. 지금도 유튜브 영상을 일주일에 3개씩 업로드합니다. 2년 반째 계속이요, 꾸준히. 단번에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보다 저만의 콘텐츠, 저만의 경쟁력을 차근히 쌓아올리면서 목표한 바를 한 단계씩 이뤄나가고 있어요.”

목표를 세우고, 이루는 힘

피규어02
피규어02
김경필 머니트레이너와 대화를 하면서 느낀 점은, 그는 목표를 세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스스로를 흙수저 출신이라고 설명하며, 제일 처음 이뤘던 목표가 40세가 되기 전 강남에 아파트를 매입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제 스스로의 장점을 꼽는다면 엄청난 절제와 저축으로 돈을 모았다는 거예요. 제가 강남에 아파트를 20년 전에 샀는데, 지금 표현으로 영끌했죠. 10여년 모은 돈을 다 넣고, 대출도 할 수 있는 데까지 받았죠. 물론 아파트 가격은 많이 올랐습니다. 그렇지만 재테크로서 성공했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아니라고 답하고 싶어요. 그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 온 가족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고생해야 했고, 대출 이자에 세금까지 따지고 보면 상승된 가격만큼 내 시간과 노력이 갈아 넣어진 대가라는 거죠.”
김경필 교수
첫 번째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그가 깨달은 것은 재테크라는 것이 내 삶을 송두리째 흔들면서 이루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내가 하는 일을 잘 해내서 성과를 내고, 연봉을 높이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하지 않고 꾸준히 저축을 하는 것. 그렇게 마련된 종자돈으로 다시금 저축과 투자의 밸런스를 맞춰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즉 삶을 충실히 살아가면서 얻어낼 수 있는 부수적 이익, 혹은 만들어낼 수 있는 자산이 바로 그가 깨달은 재테크의 기본 개념이다. “성공한 부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테크를 잘해서 부자가 됐다는 사람은 없어요. 본인의 사회활동을 잘 연장시켜서 부자가 됐는데, 보니까 재테크도 못하지 않았더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즉, 70이 넘어서도 자기 일을 하고 있을 수 있는 건강과 능력을 유지해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재테크의 출발이자 노후준비의 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고 나서 그가 세운 목표는 모두 다섯 가지이다. 하나는 지금 하고 있는 강연을 100% 영어로 진행해보고 싶다. 두 번째는 경제 예능 프로그램의 고정을 맡고 싶다. 세 번째는 광고모델이 되고 싶다. 네 번째는 강남에 45평(148.76㎡) 신축 아파트에 살아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100만 유튜버이다. 스스로는 너무 세속적인 목표라고 표현했지만 앞서 설명한 재테크의 개념에서 한 치도 벗어난 것이 없다. 첫 번째 목표는 강연을 다녀보면 외국인 관객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그들이 이해하기 쉽게, 가능하면 한국어 강연의 맛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의 언어 능력을 갖추고 싶다는 것. 관객의 층을 다변화하고, 세계관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의 사회활동을 연장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다섯 번째 역시 유명세를 키워 활동수명을 연장하는 데 필요한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네 번째 목표는 그가 생각하는 ‘성공’의 메타포인 셈이다. “제 유튜브에 이 목표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 신기하게 두 번째와 네 번째 목표가 이뤄졌어요. 두 번째는 하이엔드 소금쟁이라는 경제 프로그램에 제가 고정으로 출연했고, 네 번째는 최근 이사를 갔거든요. 목표는 구체적일수록 좋고, 되도록 공표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래야 달성하고자 하는 힘이 더 생기고, 가능성도 높아지니까요.”

돈을 쓰면 혼쭐내는 남자

김경필 교수
앞서 언급한 다섯 가지 목표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면, 최근 설립한 법인 회사 ‘한국머니트레이닝’의 목표는 무엇일까? 다시금 처음으로 돌아가 그가 스스로를 머니트레이너라고 소개하는 맥락부터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 “말 그대로 돈을 모으는 것도 트레이닝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접근했습니다. 저축은 공부나 운동과 같은 법칙을 적용할 수 있어요. 반복의 결과물이라는 것이죠. 제가 유튜브 영상을 일주일에 3개씩 업로드한다고 했잖아요? 들여다보면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없어요. 물론 주제나 키워드 등에 변화를 주긴 하지만 큰 틀에선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죠. 사지 마라, 쓰지 마라, 저축해라. 반복적으로 이야기 하는 거예요. 습관이 될 때까지.그래서 붙은 별명이 ‘돈쭐남’이다. 그의 영상 댓글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혼쭐나고 간다’, ‘뼈 맞았다’ 등이다. 혼내는 것 같은 그의 직설적 화법에 많은 이들이 호응하고 있다. 실제로 덕분에 1억원을 모을 수 있었다, 아파트를 샀다 등의 간증(?)이 줄을 잇는다.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시고, 따라주셔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해내는 후기들을 접할 때면 제가 하는 일에 보람도 느끼고, 책임감도 커집니다. 이번에 나온 책에도 실린 후기인데, 월 1,000만원 이상 버는 프리랜서 분이 제게 상담 받고 타고 있던 외제차를 처분했던 일화가 있어요. 구매한지 7개월 정도 됐었던 상태인데, 제가 지금은 그 차를 탈 때가 아니다, 프리랜서 라면 지금의 수입에서 1/3이 진짜 월급이고, 나머지는 언제 변동이 생길지 모르는 허수에 가깝다고 조언했더니, 그 길로 중고차 시장에 차를 팔았다고 연락이 온 거예요.” 김경필 머니트레이너는 지금의 수입이 결코 현재 자신만의 돈이 아니라고 말한다. 미래의 나와 나눠 써야 할 공금이라는 것. 다시 말해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잠시 맡겨놓은 돈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현재 내가 마음대로 다 써서는 안 되는 돈이다. 적어도 내 월급의 절반은 미래의 나의 것이라는 ‘공금의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N잡을 해야 해요. 너무 안타까운 건 월급 200-300만원 받는 사람들은 N잡을 안 해요. 오히려 600-700만원 버는 사람들에게 이런 인식이 있어요. 그들은 주말에 통번역 아르바이트라던가, 이커머스에서 에어비엔비를 운영한다든가 꾸준히 N잡을 하며 자산을 늘려요. 그렇게 양극화가 심해지는 거죠. 내 월급의 절반은 미래의 내 것이라 한다면 누가 N잡을 해야 할까요?”

건강검진 받듯 경제검진도 필요해

김경필 교수
주옥같은 그의 설교를 듣고 가슴이 뜨끔하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의 책과 영상이 매력적으로 소비되는 이유이다. 김경필 머니트레이너는 그럼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생산하며 소통하는 방식 외에 시스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연구하는 중이다. “최근 회사 홈페이지를 개설하면서 조금씩 시작하고 있는 것이 있어요. 바로 경제 솔루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왜, 백종원 가게에는 백종원이 없잖아요. 그가 개발한 레시피가 그 가게를 움직이죠. 저 역시 레시피가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회사가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헬스 PT 프로그램처럼 상황별, 연령별 솔루션을 개발해 운용하는 거죠.”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우리가 1년, 2년에 한 번 받는 건강검진처럼 개인 경제도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는 것. 사회적으로 이러한 인식이 자리 잡는다면 경제 솔루션의 필요성, 가치도 상승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결혼정보회사에서 개인 인적사항을 점검할 때 가족관계, 직장, 연봉, 건강검진 증명서 등 다 보잖아요. 이때 경제지수도 보는 거죠. 그러려면 정량적이고 체계적인 지표가 필요할 테고요. 그 단계까지 이어진다면 일상에서 개인 경제를 검진받고자 하는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머니트레이닝이 그 선두에서 인식변화를 이끌어가고 싶습니다.” 김경필 머니트레이너가 며칠 전 경험한 백화점에서의 일화를 소개했다. 지나가던 행인 분이 그를 멈춰 세우고 “이런데도 오세요?”라고 물었다는 것. 돈을 쓰지 않는 사람의 대명사가 되다보니 백화점에서 마주칠 줄 몰랐다는 뜻이다. 그는 불쾌하기보다 감사하다고 느꼈다.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주고 있다는 반증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은 저축과 절약으로 30억원대의 자산가가 되었고, 여유 있게 소비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앞으로도 그는 지금의 삶의 태도를 바꾸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의 목표는 지금에 있지 않고 더 먼 미래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모두, “돈은 쓰는 것이 아니라 모으는 것입니다.”
2024
Vol.47
November | Decem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