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세계 여행을 한다면, 어디를 가든 여권이 있어야 하잖아요. 시간과 돈은 물론이고요. 표준 역시 마찬가지예요. 시간과 돈도 필요하지만 조건이 충족돼 인증을 받아야 세계 어디에서든 적용 가능하죠. 때문에 그만큼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게 표준이기도 합니다.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희 KTL 직원들에게 짧은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먼저 올해로 창설 50주년을 맞은 것 대단히 축하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본래 특별산업발전기관이란 기업성장에 보탬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요. KTL은 꾸준히 그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앞으로도 국가를 대표하는 산업현장에 기술지원 가능한 전문 시험장으로 무궁무진한 발전을 거듭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희 웹진은 관련분야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층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표준협회에 대해 간단한 소개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한국표준협회는 ‘산업생산은 규격과 표준화가 기본’이라는 명목 하에 1962년 설립되어 내년 3월 13일이면 창설 55주년을 맞이합니다. 저희는 산업 표준화 및 품질 경영에 관련한 기업 교육, KS·ISO 인증, 품질·경영혁신 기법을 확대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나아가 국내외 표준 발간·보급, 각종 연수 및 세미나를 개최하여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표준과 품질은 제품과 서비스의 기본이자 지향점입니다. 한국표준협회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팩토리 등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이해 새로운 표준, 새로운 품질경영의 창조적 모습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습니다. 아울러 대기업의 품질경영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전파하는 역할 또한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표준은 세계적 추세의 기준입니다. 때문에 표준사업에 대한 브레인 풀가동의 필요성을 체감합니다. 국제경쟁력을 지니기 위해 충분한 시스템과 구성원의 능력과 같은 자립성을 갖고 늘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표준협회 회장에 취임하신지 2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시겠고요.
그만큼 경영하는 데 있어 회장님께서 가장 중요시 여기시는 가치가 궁금합니다. 그 가치는 곧 회장님의 삶과도 연관되는 부분이 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저는 민간인으로는 처음으로 이 자리에 오게 되었어요. 어언 40년 가까이 우리나라 표준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강단에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제 신조는 ‘열정으로, 양심적으로, 일관성 있게, 솔선수범하여’입니다. 제 학창시절 친구들이나, 30년 전에 가르쳤던 제자나, 모두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말들을 해요. 직접 해야 편해요. 솔선할 수 없는 일은 절대 타인에게도 지시하지 않습니다. 매사에 그런 자세로 임하려고 노력합니다.
한국표준협회는 우리나라 혁신의 아이콘으로서 현장혁신과 개선에 관하여 고객사와 함께하는 동반자로서의 기능을 더욱 강화해 나아가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중견기업의 표준과 품질경영 파트너로서 맡은 바 공적임무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또한 고객의 의견을 청취하고 수렴하여 국민과 기업으로부터 사랑받는 한국표준협회를 만들어 나아가고 싶은 생각합니다. 기업과 국가 뿐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 발전하기 위한 진정한 협력파트너로서의 한국표준협회가 되기 위해 저뿐만 아니라 저희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ISO 9001 인증이 7년 만에 개정되었습니다.
개정된 배경부터 개정 이후 ISO 9001이 기업 활동에 미치게 될 영향을 말씀해주세요.
IEC는 전기전자통신, ISO는 그 밖의 기계·금속·섬유·화학·경영표준, ITU는 방송통신과 관련한 인증제도입니다. IEC와 ISO가 묶이면 사실 전체산업이라 볼 수 있어요. 최근 10여 년 사이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해 개정된 ISO 9001 인증은 대개 3년이면 가능한 일이 7년이나 걸린 사례입니다. 어느 한 분야를 개선하면 다른 한 분야가 부족하고, 그럼 또 다시 개선하고… 다양한 기술과 기술, 표준과 표준, 기술과 표준이 융합되다보니 이에 대한 표준을 조정하다 늦춰진 것입니다. 개정되기 이전 제도의 유효기간은 내년(2017년) 8월까지입니다. 그러니 모두 대비해 전환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무력이 전체 경제력의 2/3를 차지하므로 필수적이라 생각해요.
표준협회는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에너지 관련 검·인증 사업에도 역점을 두시겠다고 공표하셨습니다.
기후변화와 인증사업에는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요?
작년(2015년) 12월 14일, 전 세계 195개국이 기후변화 당사자 회의(자발적 회의)에서 각 나라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감소량을 제시했습니다. 우리나라는 BAU 37%를 제시했지요. 약속이 이행되고 있는지 5년마다 보고서를 제출해야하니 어떤 정권이건 해내야 하는 숙제입니다. CO₂포집기술이나, 굴뚝매연 억제, 화력발전소를 줄이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겠죠. 때문에 얼마 전에는 전력산업지속가능사업을 위해 국내 전기관련 19개 단체가 서명을 했어요. 후손들에게 환경오염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순수한 의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이 세계 5-6위에 해당해요. 어마어마한 순위죠. 따라서 배출 전 검·인증 사업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표준협회는 여기 앞장서고 있어요. 이를 위해 올 겨울 전문가양성 프로그램도 실시할 계획입니다.
앞서 표준을 세계를 하나로 만드는 ‘언어’, 혹은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는 ‘여권’에 비유해 말씀하셨는데요.
참 흥미로운 표현인 것 같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말씀하신 것인지 자세히 들어보고 싶은데요.
전 세계 각국의 종교, 역사, 문화가 모두 다르니 그 문화를 배경으로 살아온 사람들 역시 저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릅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많잖아요. 때문에 세계인의 인식을 통일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요즘은 ‘안전’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잖아요. 그런데 ‘안전’에 대한 인식 역시 저마다의 인식과 가치관이 천차만별이예요. 내년(2017년) 5월, 늦어도 가을에는 세계적인 보건안전경영기준, ISO 45001을 통해 보건 안전에 대한 표준이 정립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나라에 있던 사람이 내일은 또 다른 나라에 가있는, 세계가 함께 도는 시대이니만큼 질병 역시 한 곳에 국한되지 않으니 말이죠. 현재 OHSAS 27001을 단체 표준으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내년에는 ISO 45001이 상용화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자연재난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추세로 보았을 때, 말씀해주신 표준이 상당부분 기여를 할 수도 있겠군요.
맞습니다. 지금도 지진으로 인한 불안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니 지진대비에도 노력을 기울여야겠지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에 대한 대비책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교육으로만 행해질 것이 아니라 국가안전대비처와의 협력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중입니다. 표준협회는 어느 기관, 소통하지 않는 부처가 없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KTL은 ‘2016년 세계표준의 날’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습니다.
대표적인 표준 기관으로서, KTL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시겠지요?
KTL은 ‘산업발전지원’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게 쭉 발전해왔습니다. 지금처럼 세계의 모범이 되는 시험인증기관으로 거듭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기술에 발맞춰 성장하며 명성을 드높이는 기관이 되길 바랍니다. 미흡한 건 노력하고 빠른 개선을 고민해 미래의 폭넓은, 융합된 산업에 기여해주길 기원합니다. 나아가, 공유경제의 발전에 있어 기술뿐만 아니라 경영까지 발전을 도모할 수 있길 응원하겠습니다.
“애프터 서비스보다는 비포서비스가 이루어져야 한다”, “일류기업은 표준을 만든다”고 말하는 백수현 회장. 그는 문제 발생 이전에 사전 조율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일단 시행하고 고쳐 나아갈 것이 아니라, 어떤 공표에 반대할 이가 없도록, 반대할 이가 최소화되도록 심혈을 기울였을 때 스마트 사회가 구현될 것이라 확신하는 것이다. 표준협회는 내후년(2018년) 제82회 IEC 총회 부산 유치에 성공했다. 전 세계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표준이 전 세계인이 하나 되는 축제, 올림픽(평창동계올림픽)과 더불어 우리나라 산업에 다양한 활력을 불어넣어주길 기대해본다.
Mini Interview
한국표준협회 백수현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