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국방 획득업무 이해와 공감을 위한 ‘2018 획득업무 발전 컨퍼런스’를 열었다.
정동희 KTL 원장은 컨퍼런스에 참여해 '국산 무기체계의 품질향상을 위한 시험평가검증 발전제언' 주제로 기조 강연을 진행했다.
기조 강연의 주요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최근 한반도는 휴전 이후 유례없는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이 화합의 무대로 변화되었고, 북미정상회담, 남북 단일팀 구성, 문 대통령 방북 등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방위산업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군비 감축과 방어형 전력 강화가 방위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일부 우려와는 달리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무기체계 현대화’, ‘전력의 고도화’가 가속화될 기회라는 것이 최근 산업계의 예상이다. 방위사업은 차츰 고도화·고부가가치화되고, 산업적 측면이 강조되며, ‘자주국방’과 ‘방산강국’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핵심 산업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다. 이에 따라 무기체계를 포함한 군수품의 품질 향상이 중요해지고 있다.
시험평가검증업무는 연구개발 중 초기 목표 달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시험평가 업무의 발전을 위한 3가지 원칙은 적시에 계획하고, 적정한 투자를 하고, 적극적인 협업과 공유하는 것이다.
첫 번째, 적시 계획은 개발 초기부터 시험평가검증계획을 수립하고 검토하는 것이다.
미 국방체계 관리대학의 Acquisition Logistic guide에 따르면, 체계 개발 사업 중 실제 지출 비용과 수명주기비용 절감 기회의 관계를 말해준다. 실 지출 비용은 개발 후기로 갈수록 점차 증가하지만, 비용을 절감할 기회는 초기 탐색 개발 단계 이후 급격히 감소한다. 따라서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선 사업 초기에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이를 검증할 방법을 동시에 제시해야 한다. 또한 장기간 소요되는 개발 일정에 따라 요구조건이 변하진 않는지 지속해 관리하고 업데이트해야 한다.
두 번째, 적정한 투자는 평가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에 대한 예측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흔히 시험평가검증비용은 ‘필수비용’이 아닌 ‘선택비용’으로 여긴다. 개발에 집중하다 보니 남은 개발 비용과 시간을 활용하는 경우들이 있다. 하지만 필드의 고장을 줄이고, 개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시험평가 비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미국 군용 항공기 총 개발비용 중 시험평가 비용 비율은 보통 15%에서 많게는 27%를 시험평가에 할당하고 있다. 또한 미 국방성 R&D 예산 구조를 살펴보면, 육군 개발비의 15% 정도를 연구개발 시험평가 관리지원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시료 등 평가기술 개발에 드는 비용을 사전에 예측하고 적정하게 할당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적극적인 협업과 공유는 군 내외부 간 협업 강화, 정보 공유 및 체계적 관리를 말한다. 이를 통해 기술의 활용도를 높이고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군 특성상 비밀 유지를 위해 내외부 교류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다양하게 협업하고,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군 내외부 조직 간 협업은 군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는 Spin-off와 반대로 민간의 기술을 군으로 적용하는 Spin-on, 민-군이 기술협력을 통해 겸용기술을 개발하는 Spin-up으로 구분된다. 또한 이와 같은 협업을 위해 개발 또는 사용 중 발생한 데이터를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KTL은 2013년부터 무기체계 신뢰성 확보를 위해 정책지원, 기술개발, 시험평가 분야 협업에 착수했으며, 각종 무기체계의 시험법 개발 컨설팅 및 입증 업무를 수행한다. 현재 항공전자기기술센터(군용기기 전자파 시험, EMP 방호시설 구축 및 컨설팅), EMC 평가센터(군수 관련 전자파 시험 등), 항공국방 기술센터(무기체계 신뢰성 시험법 개발, 항공·항행분야 적합성 검증), 신뢰성평가센터(군수품 내 환경시험 평가, 군용 소재 및 제품 역학시험) 총 4개 센터, 60여 명의 전문 인력을 전담조직으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18년 8월 기준)
방위사업청은 ‘연구개발 능력은 곧 시험평가 능력’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획득업무 발전을 위해 이미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2018년에는 무기체계 RAM 업무지침1) 개정을 통해 시험평가 업무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개정을 통해 기존 1개장 5개 조항에 불과했던 RAM 업무 절차를 6개장 22개 조항으로 세분화, 구체화했다. 특히 시험평가검증업무 강화를 통한 국산 무기체계의 품질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부분이 주요하다.
무기체계의 품질향상을 위해 민-군간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2017년 9월,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의 MOU를 통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그간 구축한 신뢰성 평가 관련 노하우와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이를 통해 획득업무 발전을 위해 협업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국방기술품질원을 중심으로 무기체계 신뢰성 실무위원회를 구성하고, 시험평가검증업무와 관련한 사항을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앞으로 지속해 교류하고 협업하며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1)무기체계 RAM 업무지침: 전장 환경하에서 주어진 전투 임무 수행에 필요한 체계 운용성 및 정비 용이성 등을 연구개발 초기 설계단계에서부터 고려해 개발함으로써, 최적의 전투 수행능력을 발휘하고 총 수명 주기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RAM 업무에 필요한 수행 기준 및 절차를 정한 지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