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에게서 듣다 K-스페이스 시대를
열겠습니다
kt sat
최경일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
스페셜 ON TOP 인터뷰
45개의 크고 작은 원형과 직사각형 안테나들이 지구 표면 3만6,000km 상공에 위치한 위성들과 짝을 이뤄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국내 최초의 위성통신 기지국 kt sat의 금산위성센터를 설명하는 말이다. 대한민국 최초에서 출발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위성통신 사업자로 성장, 치열한 ‘우주 개척’ 경쟁에서 당당히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kt sat 최경일 최고기술책임자 전무를 만나 ‘뉴 스페이스’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시아 최대 ‘금산위성센터’ 그리고 ‘kt sat’

최경일 전무
kt sat 금산위성센터는 지금의 kt sat이 있게끔 해준 시발점이자 미래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전초기지다.1970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위성통신 기지국으로, 1개 안테나와 136개 회선에서 시작해 현재는 초대형 고성능 안테나 45개와 무궁화 위성 6호 등 위성 5기, 7,000회선을 보유한 아시아 최대 규모 사업자로 성장했다.
“kt sat은 금산위성센터를 모태로 하여 KT 그룹의 위성통신 분야를 담당해온 기관으로 2012년 그룹의 전문 자회사로 독립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위성통신, 위성방송 분야에서 선두주자 역할을 해왔으며, 나아가 위성항법, 위성 관측 영상 및 데이터 응용분야까지 우주경제의 Downstream으로 비유되는 위성 서비스 분야에서 한국의 대표주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kt sat 최경일 최고기술책임자 전무(이하 ‘최 전무’)는 지금까지 5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한반도와 전 세계를 연결하는 통신의 게이트웨이 역할을 해온 kt sat의 역할에 큰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도 그럴 것이 kt sat은 창립 이래 40기 이상의 대형 정지궤도 위성안테나를 운영하며, WTA(World Teleport Association)의 가장 높은 등급인 Tier 4 등급을 받은 경험을 갖추고 있으며, 2017년 무궁화 5A호와 7호의 발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며 동남아시아의 여러 지역에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위성통신사업자이기 때문이다.
“금산위성센터처럼 위성 관제용 안테나들을 많이 보유한 기지국을 텔레포트라고 하고, 전 세계 텔레포트 회원이 모여 있는 단체가 바로 WTA입니다. 여기서 Tier 4 등급을 받았다는 것은 전 세계 텔레포트 가운데 몇 안 되는 굉장히 안정성이 높고 서비스 품질이 탁월한 텔레포트라는 인증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kt sat은 세계에서 가장 큰 통신위성 서비스 공급자인 Intel sat의 중요한 거점 텔레포트이기도 하다. Intel sat은 전 세계에 1,500개가 넘는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고, 그 중 중요 텔레포트를 지정해 초기 위성이 발사되면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 위치를 체크하게 하고 있다. kt sat 금산위성센터가 바로 4개 중요 텔레포트 중 하나이다. 해외에서는 금산위성센터가 Intelsat의 주요 거점 텔레포트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 위성 1세대, 뉴 스페이스 시대를 향하다

kt sat 위성 송수신기
최 전무는 우리나라 위성 전문가 1세대다. 1989년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의 엔지니어로 참여했고, 이후 프랑스우주국(CNES)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독일에 있는 유럽기상위성센터,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유럽 최대 통신위성서비스업체 ‘유텔샛(Eutelsat)’ 본사에서 유일한 한국인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그리고 2020년 여름, 25년 가까운 유럽 생활을 모두 정리하고 고국으로 돌아와 kt sat의 기술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회사의 모든 기술적인 R&D 분야와 무궁화 위성시리즈 운용 및 지상국 Teleport 서비스 운용을 책임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최초 인공위성 시리즈, 우리별 1호가 발사된 것이 1992년이니, 벌써 30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KAIST 재학시절 당시 학장님이셨던 최순달 교수님의 지원으로 영국의 Surrey 대학교 UoSAT 연구실에 석사과정 학생연구원으로 파견을 나가면서 우리별 1호/2호를 제작하는데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영국으로 출국하기 전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최순달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인데요. 저를 포함한 5명의 친구들에게 ‘한국의 최초 위성을 제작하러 나가는 것이니, 실패하면 바다에 빠져 죽을 각오를 하라’고 다짐을 받으셨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우주개발과 위성통신분야를 전공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언어의 장벽, 약소국 출신을 향한 텃새, 생경한 기술의 습득 등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최 전무는 한국 위성 1세대로서의 막중한 책임감과 성실한 태도로 결국 우리별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이제는 ‘뉴 스페이스(민간주도 우주개발)’ 시대라는 화두를 던지며 새로운 우주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뉴 스페이스는 기존의 정부/관 주도의 우주개발을 넘어서서 효율성과 사업성을 중요시하는 민간주도형 사업을 뜻합니다. 물론 기본적인 우주기술 기반이 없이 시작한 우리나라에서는 정부주도의 우주개발 프로젝트와 같은 전통적 우주개발 역시 필요합니다. 다만 우주개발도 결국 수출할 수 있는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정부 수요를 바탕으로 민간의 역량을 키우고, 기업은 수출로 나아가는 방향성이 바로 뉴 스페이스의 핵심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우주경제의 Upstream 즉, 위성제작, 발사체 제작 등 하드웨어와 관련된 분야에서는 아직 선진국의 수준에 조금은 못 미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최 전무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우주청의 설립 및 다양한 우주분야 과제들 덕분에 조만간에 Upstream 분야에서도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예상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정부의 ‘위성통신 활성화 전략’이다.
“통신 분야에서는 저궤도 통신은 사실 좀 새로운 분야거든요. 통신은 24시간 끊기면 안 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통신위성의 경우 최소한 150~200개를 발사해야 해요. Starlink, OneWeb과 같이 전 세계를 커버를 하면서 한반도에 끊어지지 않는 위성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저궤도 또는 중궤도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수조원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은 굉장히 환영할 소식이죠.”
kt sat은 아시아 시장에서 다른 많은 위성통신 사업자들과 경쟁 및 협력을 통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위성통신 서비스에 더하여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며, 저궤도, 정지궤도, 중궤도 등 다중 궤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 세계에 K-스페이스 경험을 전달하고파

kt sat은 SpaceX의 Starlink 인터넷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민간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저궤도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를 마쳤다. 이미 kt sat이 보유한 정지궤도 무궁화 위성 시리즈에 더하여 저궤도, 중궤도 등 여러 종류의 시스템을 하나로 묶어서 더욱 안정적이고 품질이 좋은 통신서비스를 전 세계 언제나 어디에서나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저궤도 통신이라고 해서 모든 권역에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인도나 중국처럼 Starlink를 허가하지 않는 국가를 지날 때는 해당 통신이 끊기게 되죠. 예를 들어, 선박이 Starlink와 kt sat 위성 통신 시스템을 함께 설치하고 있다면, Starlink 불가 지역을 지날 때 자동으로 kt sat 위성 신호를 잡아 통신을 이어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어느 기술도 절대적인 것은 없고, 상호 보완이 될 때 더욱 완전해진다는 점에서 kt sat이 제안하는 서비스에 강점이 있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위성통신은 지상망이 끊어질 때 사용한다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즉, 사용 계약은 했는데 안 쓰는 경우가 더 많다는 거죠. 저희가 개발한 하이브리드 기술은 지상망 5G・LTE 모뎀, 정지궤도 위성, 저궤도 위성을 한 라우터에 묶어놓는 것을 말합니다. 3개 통신 선로 중 1개만 살아 있어도 통신이 가능한 기술이 때문에 그만큼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해지죠. 마이크로 엣지 기술은 보다 좁은 범위, 이를 테면 한 마을 단위의 통신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기기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통신은 가족, 친구, 동료들처럼 같은 생활권의 사람들과 하게 된다는 점에 착안한 기술입니다. 만약 5G 통신망이 설치되지 않은 섬 지역에 이 엣지를 설치하게 되면 적어도 섬 안에서는 별도 통신망 설치 없이 5G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엣지가 포함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유튜브, OTT 드라마, 영화 콘텐츠 등을 미리 다운로드 해 두면 추가 다운로드 없이 엣지 생활권 사람들이 지연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고요. 초기 설치비용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에 통신 서비스의 수준이 낮은 동남아 국가의 수요가 굉장히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 전무는 더불어 전 세계 사람들이 K-스페이스를 경험할 수 있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 향후에는 지구와 달기지를 잇는 통신서비스, 지구를 도는 민간 우주정거장, 그리고 달/화성 기지들에서 통신 인프라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KT 그룹과 협력하여 기가 지니 음성 비서 서비스, 로봇을 이용한 자동 우주비행, 우주여행 서비스를 모든 고객들에게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지구에 있건, 우주호텔에 있건, 달 기지에 여행을 가건, 어디에서나 메신저와 SNS를 연결할 수 있어야 하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K-콘텐츠를 볼 수 있으며, ‘지니야, 아침식사 차려줘’라는 명령에 우주호텔에서의 우아한 아침식사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입니다.”
최 전무는 이러한 kt sat의 미래에 KTL이 갖고 있는 인증시험분야 전문성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한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지는 Hybrid Solution이나 다중궤도 서비스 단말기 등의 인증을 비롯해 KTL 우주부품시험센터에서 향후 우주에 발사될 차세대 통신탑재체 등의 시험과 우주환경 적합성 인증에 많은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2024
Vol.44
May | J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