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KTL에 입사한 김형주 선임연구원과 2017년 입사한 박민규 연구원.
입사년도만 무려 15년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은 현재 KTL에서 멘토와 멘티로 함께 일하는 선후배 사이다.
낯선 직장환경 속에서 무엇부터 배워야 할지 막막했던 박민규 연구원은
선배인 김형주 선임연구원 덕에 무리 없이 회사와 일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먼저 시행착오를 겪어 봤기에 후배에게 더 세세한 것을 알려줄 수 있었다는 김형주 선임연구원.
선후배 관계임에도, 서로를 통해 배려를 배우는 두 사람으로부터 KTL의 젊은 앞날을 기대할 수 있었다.
KTL 환경기술본부 수질교통센터는 환경측정기기를 시험 검사하는 곳으로, 자동차와 수질분야의 기기들을 주로 시험검사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주인공 김형주 선임연구원과 박민규 연구원은 자동차 기기 시험 검사를 담당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의 이동식배출가스 측정장치의 성능시험 및 정도검사를 맡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기기 시험검사라는 것은, 그야말로 자동차의 여러 성능과 연비시험시 사용하는 기기 등을 시험하는 것입니다. 동력계, 가스분석기, 입자상물질측정기 등을 검사하는 거죠. 가스 분석기의 규격, 성능기준 등은 법으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습니다. 저희는 그 법에 기기의 성능과 규격이 적합한지 아닌지 결정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김형주 선임연구원)
2002년 KTL에 입사한 김형주 선임연구원은 15년 동안 환경분야에서 다양한 업무를 담당해 왔다. 환경측정기기 분야 전문가로서 수질분야, 검·교정 업무, 분석업무 등을 담당하며 꼼꼼하고 똑부러지는 일처리로 KTL 내에서도 ‘섬세한 연구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15년 동안 한 회사에 있었던 셈이네요. 처음 이곳에 입사할 때, 시험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입사 후 실험실을 둘러봤을 때 마음이 쿵쾅거리던 기억을 잊을 수 없어요. 직접 일을 했을 때는, 기대만큼이나 매우 흥미롭더라고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현재 자동차 기기 시험분야까지 맡게 됐네요.” (김형주 선임연구원)
박민규 연구원은 김형주 선임연구원으로부터 일을 배우며 이곳 KTL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있는 새내기 연구원이다. 환경공학과를 전공한 인재로서, 이전 직장에서 KTL을 알게 됐고 흥미와 도전하는 마음을 갖고 이곳의 문을 두드렸다.
“전공도 환경공학인 만큼 환경 분야에 관심이 많았는데 KTL 업무가 저와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입사하고 보니 제 생각이 틀리지 않더라고요. 특히 저같이 환경 분야 전공생들에게는 더 매력적인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자동차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동안 제가 배웠던 것들, 관심 두고 있던 것들을 잘 활용하면 재미있고 유익하게 일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박민규 연구원)
김형주 선임연구원
KTL 환경기술본부 수질교통센터
박민규 연구원
KTL 환경기술본부 수질교통센터
그렇게, 성별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 살아온 환경은 더더욱 다른 두 사람은 ‘멘토’와 ‘멘티’가 됐다. 어떻게 각별한 관계가 됐는지 물어보자 김형주 선임연구원은 곰곰이 생각에 잠기더니 나직하게 말을 이어갔다.
“과거에는 KTL 내부에 ‘멘토 & 멘티’ 제도가 있었어요. 신입사원들이 입사한 후 기관 적응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그 과정을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도록 선배 한 명을 ‘붙여’ 주는 프로그램을 실시한 거죠. 사실 ‘멘토’와 ‘멘티’ 라는 게 어떤 관계인지는 아직도 저 스스로 선뜻 정의내리기 어려워요. 하지만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선후배 관계를 넘어 정신적 친구의 관계까지 포함하는 의미라면 박민규 연구원과 저는 ‘멘토 & 멘티’ 인 것 같아요. 박민규 연구원의 사수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일을 알려주게 됐고, 그러다보니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가 많이 생각나더라고요. 좌충우돌 했던 것, 실수 했던 것, 어려웠던 일 등등 그 과정들이 새록새록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하나라도 더 잘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김형주 선임연구원)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같은 어려움 혹은 같은 실수를 겪지 않도록 후배 연구원을 돕고 싶었다는 김형주 선임연구원. 김 연구원의 이야기를 듣던 박민규 연구원은 “김형주 선배님은 정말 자상하고 배려심이 많으시다”며 조심스레 운을 뗐다.
“입사하고 난 후 처음 만난 사수였다고 해야 할까요. 처음 KTL에 입사한 당시는, 그야말로 모든 것에 다 적응해야 하는 시기였어요.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맞는지 막막했는데 그럴 때마다 선배님께서 정말 자상하고 친절하게 알려 주셨어요. 한 번은 제가 해결하기 어려운 업무로 어려워하던 때가 있었어요. 그 때 저 대신 업무 책임을 모두 감당하시고 오히려 저를 격려해주시던 일이 기억에 남아요. 일도 일이지만, 선배님의 진심을 느끼면서 많은 걸 배운 것 같아요. 정말 ‘선배’ 같은 모습으로 모든 일에 임해주시거든요. 후배로서 든든하고 또 닮고 싶어요. 일하는 방법을 넘어 일을 대하는 태도가 굉장히 진지하시거든요.” (박민규 연구원)
서로에 대한 첫인상은 지금과 전혀 달랐다. 김형주 선임연구원은 박 연구원을 보며 ‘과연 이 분야의 일을 진득하게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고, 박민규 연구원은 김 선임연구원이 “냉철하고 날카로워 보여서 다소 위축된 마음”을 갖기도 했단다.
“사실 처음에는 제가 많이 긴장해서인지, 선배님이 조금 무섭게 느껴졌어요.(웃음) 그런데 제가 도움을 받는 시간들이 늘어나면서 정말 따뜻하고 자상한 분이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자녀 둘을 키우면서 일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은데 대단하시구나 싶었죠. 또 제가 자잘한 실수를 여러 번 했는데, 그 때마다 화내지 않으시고 다시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얼마 전 제가 신혼여행을 다녀왔을 때도, 제 일을 다 처리하고 휴가를 가셨더라고요. 나중에 회사에 복귀한 후 그걸 알고 얼마나 감사하던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죠.” (박민규 연구원)
박 연구원의 이야기를 듣던 김형주 선임연구원은 “저도 박 연구원으로부터 도움 받은 게 많다”며 입을 열었다.
“대화를 나누다보니 저만 박민규 연구원을 돕는 것 같이 보이는데, 사실 저도 이 친구로부터 많은 걸 배우고 있어요. 특히 박민규 연구원이 자동차에 관심이 무척 많은데, 한 번은 제가 자동차 수리를 맡길 일이 있어서 수리 센터에 간 후 박 연구원에게 전화로 자동차 상태를 물어봤더니 굉장히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더라고요. 많은 도움이 됐어요. 뿐만 아니라 제가 가끔 잘못된 업무처리로 다그칠 때도 전혀 기분 나쁜 티를 내지 않더라고요. 저도 다 경험해봐서 알잖아요. 선배한테 혼나면 아무리 맞는 말이라고 해도 억울하기도 하고 화도 나거든요. 헌데 전혀 그런 기색 없이 잘 참길래, 대단하구나 싶었죠.” (김형주 선임연구원)
서로의 열정과 노력을 배움으로써 더 나은 선배, 더 나은 후배로 성장하고 싶다는 두 사람. 같은 기관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레이스를 뛰고 있는 이들인 만큼, 김형주 선임연구원과 박민규 연구원은 서로에게 있어 든든한 선후배이자 곧 친구였다.
“박민규 연구원이 앞으로 이곳에서 마음을 잘 굳혔으면 좋겠어요. KTL은 아무래도 기관의 성격상 보수적인 지점이 있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연구원들이 들어오면서 기관 분위기도 점차 바뀌고 있죠. 특히 박 연구원은 외부에서 근무를 하고 왔으니 그 경험으로 우리 회사를 좀 더 젊게 바꿔주면 좋겠어요. 젊은 친구들이니까, 젊은 연구를 해야죠. 자신만의 연구 방식을 개발하고 터득해서 효율적인 연구를 이어갔으면 해요.” (김형주 선임연구원)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 그렇기에 직장의 선후배이자 정신적 친구가 될 수 있는 관계. 이들의 ‘젊은’ 관계가 앞으로의 KTL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