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Korea
No.1+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국가대표 시험인증기관

ESG

Back to earth, 자연으로 돌아가는 제품들

플라스틱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으로 평가받는 소재다. 가볍지만 단단하고 가공이 쉬워 레코드판과 CD, 플라스틱 용기, 의료용품, 우주복 등으로 만들어지며 인류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 그랬던 플라스틱이 지금은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플라스틱이 쓰이지 않는 물건들을 찾기 힘들 만큼 플라스틱 수요가 늘면서, 쉽게 부식되지 않는 플라스틱이 사라지지 않은 채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았다.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해결 방법은 ‘플라스틱 재활용’이다. 그러나 2022년 OECD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의 약 9 %만 재활용되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 재활용을 수거하는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데다가, 인프라를 갖췄다고 하더라도 오염된 플라스틱은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알갱이

그런 이유로 최근 ‘생분해 플라스틱’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미생물 등 유기 생물체에 의해 분해될 수 있는 플라스틱으로, 옥수수 전분과 같은 생물성 원료나 생분해가 가능한 석유화학 소재로 만들어진다.

그런데 생분해 플라스틱이 분해되려면 약 58도의 환경에서 60일간 퇴비에 묻혀 있어야 한다. 자연에는 이와 비슷한 조건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또한 생분해 플라스틱 처리 시설 또한 많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결국 인프라가 마련되지 않으면 생분해 플라스틱은 기존의 플라스틱과 다름없기에, 생분해 플라스틱은 완벽한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완전한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전쟁에 대응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생분해의 허점을 뛰어넘는 대책을 개척하고 있다.

Unroll Suface(언롤서피스)의 자연으로 빚은 텀블러


완분해가 가능한 언롤서피스의 리트컵 (출처: 언롤서피스 홈페이지, https://www.unrollsurface.kr/)

언롤서피스의 ‘리트컵 텀블러’는 나무 기반의 셀룰로오스로 만든 텀블러로, 자연 소재이기에 완분해(완전 분해)가 가능하다. 완분해란 분해 조건이 까다로운 생분해와는 달리, 후처리 없이도 일반 자연환경에서 20~30년 안에 분해되는 것을 뜻한다. 때문에 언롤서피스 텀블러는 땅이나 바다에 버려도 된다. 바다에 버리게 된다면, 일반 플라스틱과 달리 수면을 떠다니지 않고 심해 속에 가라앉은 뒤 분해된다.

해당 제품은 2022년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공개되었고, 펀딩 달성률은 1,700 %를 기록했을 만큼 사람들의 이목을 모았다. 제품이 지닌 지속 가능성뿐만 아니라, 자연을 가져다 놓은 듯한 색감과 그 활용성 덕분에 나온 것일 테다. 자연도 지키면서 모양도 예쁜 텀블러가 필요하다면, 언롤서피스 제품을 한번 고려해 보자.

Sitta(시타), 제품의 소멸까지 책임지다


시타의 핸드크림. 제품 용기는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제작된다. (출처: 시타 홈페이지. https://www.siita.co.kr/)

시타는 세계 최초 제로 웨이스트 인증을 받은 화장품 기업이다. ‘진정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제품은 다음 세대에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는 슬로건을 내건 시타는, 그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최후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을 갖췄다.

시타의 전 제품의 용기는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제작된다. 고객이 시타의 제품을 다 사용한 뒤 용기 수거를 요청하면, 시타는 해당 용기를 수거해 작게 분쇄한다. 분쇄된 용기들은 루프스테이션이라는 생분해 플라스틱을 퇴비로 만드는 시설로 보낸다. 루프스테이션은 생분해에 필요한 환경인 고온의 온도, 수분도, 호기성* 등을 유지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동시에 특수한 미생물 기술도 활용한다. 미생물 활동에서 얻어지는 열에너지를 활용하여, 약 6개월이 소요되는 원료 분해 기간을 절반 이하로 축소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시타의 용기는 3개월에 걸쳐 생분해된다. 생분해된 제품들은 유기농 퇴비가 되는데, 이는 유해 물질을 검사한 뒤 농작물을 기르거나 토양을 복구하는 데 활용된다. 처리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생분해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과 다를 바 없지만, 이렇게 시타와 같이 시설이 갖춰진 곳에서는 자원이 된다.

시타는 이러한 기술을 자사 제품에만 활용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사 기술을 활용해 파트너십을 맺은 타사의 일회용 컵도 분해하고 있다. 그들은 이를 기반으로 2023년 상반기까지, 플라스틱 컵 분해량을 1,000톤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제품의 탄생부터 소멸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시타의 제품력은 오랜 사용자들로부터 인정받고 있으니, 화장품을 구매할 때 시타의 홈페이지를 한 번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 호기성: 생물이 공기 또는 산소가 존재하는 조건에서 자라거나 살 수 있는 성질

100 % 재활용할 수 있는 가구, TUUK(툭)


툭의 종이 선반. 쉽게 제작하고 간단하게 처분할 수 있다. (출처: 툭 홈페이지, https://tuuk.kr/index.html)

툭은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는 가구를 만드는 브랜드로, 골판지를 이용한 가구를 판매하고 있다. 제품에 사용되는 골판지는 고강도 골판지로, 일반 골판지와는 달리 강력한 내구성을 지닌 소재다. 이를 이용한 툭 가구 중에서는 제품에 따라 최대 500 kg까지 버틸 수 있는 제품군도 존재한다.

물론 종이라는 소재가 가진 특성 때문에, 기존 목재, 철재, 플라스틱, 합성 소재 등으로 제작된 가구와 비교하면 강도나 방수성 등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툭의 가구는 이런 단점을 대체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우선 툭의 제품은 어떤 부품이나 부속을 사용하지 않고 간단하게 가구를 조립할 수 있다. 기존 가구에 비해 가격면에서 효율적이고, 부피에 비해 가벼워 이동하기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궁극적으로 툭의 가구는 사용 후 처분도 쉽다. 일반 골판지와 같이 간단하게 해체해서 분리수거만 하면 된다.

간편하게 인테리어를 시도할 계획이 있다면, 처리하기 어려웠던 가구 대신 툭의 제품을 고려해 보자. 멋진 디자인과 편리성, 그리고 환경까지 지키는 삼박자를 고루 갖춘 가구를 집에 들일 수 있는 기회다.

지구의 미래는 소비자의 선택에 좌우된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기 위한 정부, 기업 차원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선택’이다. 소비자 한 명의 신념이 담긴 소비가 모여 결국 변화를 일으킨다. 그들의 소비와 관심으로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탄생한다. 이렇듯 소비자는 세상의 미래에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이렇게 시도한다고 해도,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눈 감을 때까지 플라스틱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는 삶을 경험해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일상에서 플라스틱을 하나씩 줄여나가면, 그 노력들이 모여 자연 한구석에 숨 쉴 공간이 늘어난다.

오늘 무언가를 구매할 계획이 있는가. 그렇다면 구매하기 전, 그 물품의 마지막을 생각해 보자. 그것들이 내 손을 떠나 결국 어디에 도달할 것인지 상상해 보자. 그다음 본 기사에서 소개한 완분해와 같은 선택지를 한번 고려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일상에서 플라스틱을 하나씩 지워가 보자는 마음으로.

출처
BBC 코리아 https://www.bbc.com/korean/features-62027398
GS칼텍스 미디어허브 https://gscaltexmediahub.com/csr/esg/plastic_history/
북저널리즘 https://www.bookjournalism.com/@bkjn/1531
매거진 넥스트 https://blog.naver.com/next_magazine/222822293001